5·18진상규명위 "美정부기관 '북한군 침투 없다' 일관된 입장"(종합)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천정인 기자 = 미국 정부 기관들은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 침투 사례가 없었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는 17일 발간한 '2020년 하반기 조사활동보고서'에서 "현재까지 공개된 미국 정부 문서를 분석해 당시 북한군의 특이 동향 또는 침투 사례 여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검토 결과 "북한의 남침 위협은 있으나, 구체적인 도발 징후 또는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북한군 침투 사례는 없었다는 것이 미국 정부 기관들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진상규명위가 조사한 미국 정부 문서는 1979∼1980년 당시 주한 미 대사관과 미 국무부 간 수·발신된 전문, 국방정보국(DIA), 중앙정보국(CIA) 작성 문건 등이다.
아울러 "일부 탈북자들이 제기하고 있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북한군 개입설은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거나, 역사적·전술적인 타당성이 없는 무리한 주장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진상규명위는 "비록 현재까지는 기록 검증 위주로 조사가 진행됐지만, 향후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탈북자 면담 조사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본 과제의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5·18 투입 북한군 기념 열사릉(전사자 묘지)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열사릉은 5·18 당시 남파 후 전사하여 복귀 못 한 북한군의 묘지가 청진에 소재한다는 주장으로, 우리 군 및 북한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이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인원들의 묘지인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진상규명위는 "다만 북한의 '5·18 유공자 대우' 주장에 대한 검증은 현재 입수 기록만으로는 정확한 파악이 불가하여 추후 탈북자들에 대한 면담 조사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이와 함께 5·18 핵심 의혹과 관련한 핵심 과제 12개를 선정해 직권 조사 중이다.
특히 발포 책임자를 규명하기 위해 700여명의 조사대상자를 추린 뒤 사전 조사에서 8명의 군 관계자로부터 관련된 새로운 사실과 진술을 일부 확보했다.
진상규명위는 이 진술을 바탕으로 향후 진술 조사 방향을 설정하고, 조사 대상자를 특정할 예정이다.
또 5·18 항쟁 기간 사망한 사람의 사망 경위를 재조사해 가해 혐의자를 특정하고, 사망자의 정확한 숫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계엄군의 민간인 집단 학살과 가혹행위 등을 규명하기 위해 유족과 생존자 82명, 목격자 92명, 공수부대 장병 407명 등 총 581명을 대상으로 면담 조사하고 기존의 자료와 비교·분석해 실체적 진실을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계엄군이 대검으로 머리를 내리쳐 치료를 받은 사람을 재차 곤봉으로 가격해 숨지게 했다는 동료 장병의 진술 등을 확보했다.
체포된 시민들을 광주교도소로 연행하면서 차량 내부에 최루탄을 던져 질식사하게 했다는 생존자와 목격자, 장병 등 다수의 진술도 확인했다.
일부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광주 지원동 버스 종점 부근 구급차 피격 사망 사건과 화순 화약고 앞 마이크로버스 피격 사망 사건, 화순(광주) 너릿재 민간인 사살(실종) 사건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목격자들의 새로운 진술을 받아냈다.
행방불명 및 암매장 의혹과 관련해서는 진압군으로 투입됐던 장교와 병사 28명으로부터 암매장에 직접 가담했다는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
진상규명위는 "암매장된 유력한 추정지로는 전남대 이학부 뒷산과 광주교도소 일원 일곱 군데로 특정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현장의 가담자와 목격자, 지시자 등의 교차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추가 증인 및 진술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관련 기록을 확보하기 위한 조사 활동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상해 사건'과 '암매장지 소재 및 유해 발굴', '헬기 사격 경위와 명령자', '공군 전투기 출격 대기설' '송암동 및 효천역 학살 사건' 등 5개 과제를 지난해 하반기에 직권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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