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정원 낙엽청소? 노래방 구독경제?..우상호·박영선 집요한 '디테일 토론'

[2021 4·7 보궐선거]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2차 TV 토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오른쪽),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1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TV에서 열린 2차 방송토론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첫번째 티브이(TV)토론에서 ‘민주당다움’을 주제로 설전을 벌였던 우상호·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두번째 토론에선 공약의 세세한 내용까지 파고들며 집요한 ‘디테일 경쟁’을 펼쳤다.

우 후보는 17일 오후 열린 <연합뉴스티브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박 후보의 대표적 공약 가운데 하나인 ‘도심 속 수직 정원 설치’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우 후보는 중국 쓰촨성에 설치된 수직 정원이 방치된 사례를 들며 “공약을 철회하거나 수정해 처리할 생각이 없나. 흉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수직 정원은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여의도’의 핵심 요소로, 박 후보는 국회의사당에서 동여의도로 향하는 구간 도로를 지하화해 넓은 공원을 만들고 그 자리에 5천여그루의 나무가 자라는 수직 정원형 ‘브이(V)자형 스마트팜’과 1인 주거텔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우 후보는 “공약이 수정돼야 한다”며 “나무가 5천그루면 가을 낙엽 떨어지는 것을 치우느라 난리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거 공간에 모기가 들어오면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박 후보는 “수직 정원은 선진 도시의 새 트렌드”라며 미국 아마존 제2본사가 들어설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의 수직 정원을 예로 들었다. 박 후보는 “이러한 랜드마크를 형성해서 서울을 생태계, 환경 문제, 탄소 문제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후보는 수직 정원에 나무 5천그루를 심는 것과 관련해 “계산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며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어서 그러한 세부 사항을 다루는 것은 좀 성급한 질문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박 후보의 공약 가운데 하나인 ‘구독 경제’를 놓고도 치열하게 붙었다. 우 후보가 “(예를 들어) 갈비탕만 먹는 구독 경제가 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노래방, 피시방은 구독 경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곧바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맞받아쳤다. 구독 경제 공약은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수입 유지를 위해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미리 결제한 뒤 주기적으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서울에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헬스 케어도 월간으로 끊어서 케어를 받기 시작하면 받는 사람은 싸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일정하게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의료계 반응을 거론하며 상대방의 의료·보건 공약을 비판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의 ‘서울시립대 공공의과대학 추진’ 공약이 의사들의 반발을 부른 것을 언급하며 “서울시의사회와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원스톱 헬스케어센터 설치’ 공약에 대해 “일부 의료단체에서 이건 의료민영화의 길이 아니냐, 석연치 않다는 성명이 나왔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노지원 이지혜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