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맥도날드 직원 탈의실서 동료 '몰카'..피해자 20명
[앵커]
맥도날드 매장 직원이 동료 여직원의 탈의 장면을 몰래 촬영해 오다가 덜미를 잡혔습니다.
피해자가 20명, 동영상이 백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남성은 근무일이 아닌데도 자진 출근할 정도로 성실한 태도로 평이 좋았는데, 출근에는 딴 목적이 있었습니다.
고휘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화면 속에 파란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며 조정하기를 반복합니다.
남성이 만지고 있는 건 스마트폰으로 자신이 원하는 화면의 각도가 나오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피해 직원> "이거 딱 보니까 일부러 찍는 것 같은데. (저 찍힌 것 같아요)"
스마트폰이 설치된 곳은 경남 창원의 한 맥도날드 매장 직원 탈의실.
아르바이트생인 20대 남성 A씨는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1평 남짓한 이 공간에 스마트폰을 몰래 설치해두고, 여직원들이 옷을 갈아입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2019년 5월부터 이 매장에서 근무한 A씨의 불법 촬영 사실이 들통난 건 지난해 12월 중순쯤.
<피해자> "(탈의실로) 올라갔는데 어떤 친구가 울고 있는 거예요. 왜 그러냐고 봤더니 걔가 손에 폰을 들고 있었는데 폰을 보면서 자기 동영상이 찍혔다고 얘길 하더라고요."
스마트폰 속엔 피해 여성의 탈의 장면뿐만 아니라 매장 내 다른 직원들의 영상도 있었습니다.
그 대상이 20명에 이르며, 대부분 20대 여성, 그리고 미성년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0여 개에 이르는 이 영상은 개인별로 분류돼, 편집까지 된 상태였습니다.
평소 성실하게 근무했던 동료 직원이 불법 촬영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직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피해자> "앞에서는 잘해주고 생일도 챙겨주고, 친한 오빠라고 생각했는데 뒤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으니까 처음 발견했을 때 바로 눈물부터…"
충격으로 일부 직원은 일을 그만뒀지만, 맥도날드 측은 탈의실에서 휴대폰을 소지하지 말라는 공지 말곤 별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피해자> "본사 지침으로 탈의실 들어갈 때 휴대폰 들고 가지 말라고 내려왔는데 저도 그걸 어제 들었어요. 저도 몰랐고 다른 알바생도 모르고…"
한국맥도날드 측은 앞으로 탈의실 점검을 매일 진행하고, 해당 매장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달 22일 구속돼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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