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태세 보완' 말뿐..해안서 수km 이동 때까지 조치 없어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 뚫고 통과
CCTV 포착된 이후 병력 출동
신병 확보까지 3시간이나 걸려
어민들 입는 잠수복·오리발 발견
한겨울 장거리 바다수영 의문점
정확한 신원·출발 지점 밝혀져야
하지만 북한 남성이 해안에 상륙한 직후 군 감시장비에 수차례 포착됐으나 대응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은 강한 비판을 받을 대목이다. 휴전선 철책에서 경계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대비태세를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던 군 당국의 공언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배수로 뚫리고 대응조치도 미흡
1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북한 남성은 16일 수영을 하며 남하, 휴전선 이남 일반전초(GOP) 이남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에 올라와서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도로를 따라 움직였다. 북한 남성은 오전 1∼2시에 걸쳐 군 감시장비에 수차례 포착됐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겨울에 헤엄쳐서 월남?… 의문 여전
북한 남성의 월남과 관련해 일부 정황이 드러났지만, 의문점도 적지 않다. 북한 남성은 휴전선을 넘어오는 과정에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했다. 잠수복은 검은색 고무 재질의 일반 잠수복이 아닌, 어민들이 바닷속에서 해산물을 채취할 때 입는 머구리 잠수복이다. 잠수복과 오리발은 북한 남성이 상륙했다고 추정되는 해안 지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서는 방법으로 월남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강원도 동부전선에서 북한 남성이 기계체조 선수와 같은 몸놀림으로 철책을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혔다. 이번엔 겨울 바다를 헤엄쳐서 월남했다. 군의 경계 시스템을 뛰어넘는 수준의 월남이 두 번이나 발생한 셈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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