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업]故 백기완 딸 "문재인, 촛불정신 먼저 생각해주길"
세월호 진상규명 전하니 "안타깝다"
혼수상태에도 김진숙·노동자 걱정한 父
촛불은 민중이 주도한 평화·평등 운동
추모 물결, 새로운 가치 기준 만들어가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백원담 교수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 김종대> 지난 월요일 세상을 떠난 백기완 선생. 한평생 민중을 위해 살아왔기에 고인을 향한 추모의 물결이 세대와 지역을 초월하여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도 빈소를 방문해 직접 조문했습니다. 고 백기완 선생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일까요. 따님이시죠. 백원담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백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백원담> 안녕하세요.
◇ 김종대> 상 중이신데 어려운 시간 내주셔 전화연결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우선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도 빈소에 많은 분들이 오고 계시죠?
◆ 백원담> 오늘은 특히 정치하시는 분들 많이 오셨고 더 많은 쌍용자동차의 노동자분들, 많은 노동자들도 오셨습니다.
◇ 김종대> 그러시군요. 그 선생님께서 병상에서 마지막 남긴 메시지가 노나메기였다고요. 언론에 많이 보도가 됐는데 그 뜻을 한번 다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백원담> 노나메기는 아버님께서 평생을 한 살매라고 하시는데 한 살매 동안 우리나라에서 이 민족사의 주체적 줄기가 누구인가. 살아가야 될 세상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구상하신 것이었는데 그리고 저는 그것을 노나메기 사상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노나메기는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살되 올바로 잘 사는 것입니다.
◇ 김종대> 올바로 잘 사는 것.
◆ 백원담> 올바로 잘산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금 신자유주의가 만연되면서 경쟁사회가 되지 않았습니까?
◇ 김종대> 경쟁사회.
◆ 백원담> 각자도생의 경쟁만 부추기고 있는 사회에서 어떻게 더불어 함께 살 것인지 더불어 살 때 그 지향은 무엇인가. 인간의 가치지향.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가 같이 살 수 있는 그 지향을 밝히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여러 가지 뜻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체 조화를 받지 않으셨죠. 이것도 선생님 뜻이라고요?
◆ 백원담> 네. 조화가 첫 번째는 그런 돈이 있으면 지금 이 땅의 후미진 곳에 살고 있는 많은 삶이 어려운 사람들 그리고 피눈물의 현장,이곳에 주는 것이 낫겠다. 여기 와서 그렇게 이름이나 빛내고 유언에서는 그런 조문은 나는 받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하셨고요. 또 하나는 아버님은 굉장히 사회운동을 하시는 분도 안타깝지만 사실 생태 문제에 관심이 많으셨거든요. 그래서 그 꽃들이 버려지는 것 이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래서 조화를 안 받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종대> 조화가 없는 어떤 장례식장에도 나름대로 뜻이 스며 있습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조문했죠? 방문을 예상하셨습니까?
◆ 백원담> 어제 연락을, 오실지 모르겠다는 연락을 받았고 오늘 아침에 새벽에 오실 것 같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 김종대> 유족분들과 대통령 어떤 이야기 나누셨어요?
◆ 백원담> 오늘 일단 문재인 대통령께서 백기완 선생님을 여러 차례 만나뵙고 말씀을 많이 들었다 술도 나누시고 집회 시위하실 때 늘 옆에서 배웠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안타깝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그런 위로의 뜻을 받고 저는 아버님께서 세월호 진상규명이 안 되면서 우려들이 많다. 마지막까지 세월호는 국민적 참살이다, 박근혜 정권의 국민 참살이기 때문에 이건 어떻게든지 진상이 규명이 되어야 되는데 진상규명은 커녕 이번에 책임소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구제 책임을 다 지지 못한 다 못한 것에 대해서 해수 지도부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지 않았습니까? 그거에 대한 문제를 좀 안타깝게 생각을 하셨어요. 그래서 병상에 계시고 거의 혼수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그 말씀을 전했더니 너무 안타까워하셔서 그 부분을 좀 더 최대한 진상규명을 해 달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 김종대> 대통령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 백원담> 본인도 굉장히 안타까우시다고 최대한 노력을 해 보겠다고 이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 김종대> 최대한 노력하겠다. 아무래도 그러면 또 이 말씀하신 게 있으니까 앞으로 좀 나아질걸 기대해 볼 만합니다. 저는 거의 혼수상태에서도 그런 어떤 세월호 걱정하시면서 말씀 챙기신 게 너무나 놀랍다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김진숙, 김미숙 힘내라 이게 고인의 마지막 글귀였던데요.
◆ 백원담> 워낙에 김용균 열사의 죽음도 안타까워하셨기 때문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이거 제대로 만들어져야 된다 이런 말씀하셨고 재벌 위주의 어떤 경제 구조 이런 것도 개편을 해야 되는데.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일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또다시 사회적 타살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 항상 안타까워 하셨어요. 안타까워하는 것뿐만 아니라 분노하셨죠.
그래서 그 분노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그랬을 때 그것은 책임자들이 그 자본의 책임성 이런 것을 분명하게 인식을 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되는데 그것이 안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고요. 그리고 김진숙 씨는 우리가 무슨 작년 말이 김진숙 씨의 정년퇴직이셨어요.
◇ 김종대> 맞습니다.
◆ 백원담> 그전에 복직을 해 줬으면 좋겠다. 하루라도 다니고 싶다는 그 소원을 들어주셔야 되는데 그런데 김진숙 씨가 얘기했던 것처럼 한때는 동지였던 문재인 대통령께 그 부분이 전달됐으면 좋겠고 그런 점에서 단 하루라도 복직을 해 달라고 청와대까지 가서 송경동 시인이 47일 단식을 하면서 싸웠는데 그게 좀 이루어지지 않아서 너무너무 힘겨워하셨습니다.
◇ 김종대> 위독한 상태에서도 거의 가시기 직전까지도 계속 이렇게 노동하는 사람들 또 사라져가는 사람들을 걱정하셨다, 이 말씀이시네요. 대통령께서 만약 이런 거를 귀담아 들었다면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될 일은 뭘까요?
◆백원담> 저는 이번 촛불정권이 도대체 어떤 정권인가에 대한 것을 우리가 많이 고민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촛불정권의 어떤 가장 중요한 문제 인식은 한반도에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어떤 반, 어떤 반독재까지는 아니고 민주, 사회운동이고 그리고 또 어떤 평화운동이고 평등운동인데 그런 것들에 대한 기초, 가장 기본 토대를 인식하면서 거기서부터 다시 출발하는 무엇을 할 것인가할 때 그 원칙을 세우는 기준 자체가 촛불시위가 결국 어떻게 일어났고 무엇을 지향하고 있었는가 이것에 대한 생각을 먼저 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촛불의 정신을 기억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라, 이런 말씀이시네요. 고인에 대한 추모 물결이 어마어마합니다. 진영과 세대 가리지 않고 많은 시민들이 장례식장으로 오고 있습니다. 백 교수님께서는 이것이 우리 사회 어떤 의미라고 보십니까?
◆백원담> 저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이번 추모 물결 보면서 저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의 기준이 생기고 있다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새로운 가치 기준이요.
◆ 백원담> 그러니까 돈 벌어서 집 늘리고 자동차 바꾸고 자기 가족들만 챙기는 속물주의가 만연한 지금 우리 사회. 천민자본주의사회에서 그런 욕망자체가 문제 제기 받지 않는 것에서 정말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라는 것에 대해서 아버님께서 한없이 전진하는 삶 속에서 보여주셨기 때문에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너도 잘 살고 나도 잘살되 올바로 잘 살자.
◇ 김종대> 올바로 잘살자.
◆ 백원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노동하는 그 노동할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하지 말고 특히나 코로나 정국에서 코로나 시대의 가장 아픈 곳은 비정규 노동자나 또 외주 노동자나 이런 어떤 여성 노동자나 이런 분들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분에 대해서 우리가 같이 아픔을 나누고 또 그 사람의 생존권을 생각하고 그 사람이 평등권리를 누릴 수 있고 그런 것들이 바로 우리 사회의 어떤 새로운 코로나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거라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재난자본주의식으로 해서 이런 기회를 또 자본이 자기증식하는 그런 기회로 삼는 그것자체를 굉장히 문제삼는 이런 차원에서 새로운 가치 기준을 이번을 기해서 사람들이 다 기억을 떠올립니다, 백 선생님하고 내가 옛날에 어떻게 했는지.
◇ 김종대> 그런 말씀들 많이 하시죠.
◆ 백원담> 그런 관계가 새로 세워지는 것 새로운 관계성 속에서 아버님의 삶이 한 번도 멈추지 않는 긴장의 삶을 사셨기 때문에 그 긴장 속에서 나도 그런 긴장감을 가지고 새로운 삶의 지향을 가져야 되겠다. 인간성 가치지향, 진보적 가치지향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되겠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의 나를 살아가는 나의 동력이 되게 하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어떤 새로운 가치 기준이 만들어지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종대> 시간이 좀 아쉽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되겠는데요. 백기완의 가치, 새로운 가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백원담> 네, 고맙습니다.
◇ 김종대> 백원담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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