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선생 빈소 찾은 문 대통령 "훨훨 날아가시길"

장필수 2021. 2. 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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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백기완 선생님을 여러 차례 만나 뵙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술도 나눈 적도 있고, 집회 시위 현장에서도 늘 뵈었습니다. 이제는 후배들한테 맡기고 훨훨 그렇게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백기완 선생(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영면에 든 지 셋째 날인 1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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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선생 별세]유족 "통일되면 고향 가지고 갈 흰 손수건" 유품·당부 전달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생전 고인이 문 대통령에게 남긴 영상메시지를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평소에 백기완 선생님을 여러 차례 만나 뵙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술도 나눈 적도 있고, 집회 시위 현장에서도 늘 뵈었습니다. 이제는 후배들한테 맡기고 훨훨 그렇게 자유롭게 날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백기완 선생(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영면에 든 지 셋째 날인 1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술 한잔 올리고 싶다”며 선생 영전에 정종이 담긴 술 한잔을 올리고 절을 했다. 문 대통령의 직접 조문은 취임 뒤 네번째다. 2018년 1월 밀양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았고, 2019년 1월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2019년 12월 소방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소방항공대원 합동영결식을 찾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유족들과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장례위) 관계자들을 위로했다. 백기완 선생의 딸 백원담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세월호 진상규명이 안 되면서 사회적 우려들이 많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될 수 있도록 힘써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할 수 있는 조치들은 다 하고 있는데,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규명이 좀 더 속 시원하게 잘 안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답했다. 양기환 장례위원회 대변인이 “선생님이 마지막 글로 남기신 말씀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김진숙 힘내라, 노나메기 세상, 노동해방이다. 선생님의 뜻인 김진숙 복직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떡이며 “잘 알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빈소에서 선생이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에 당부를 전한 영상도 시청했다. 심장질환으로 병상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문재인 정부는 바로 이 땅의 민중들이 주도했던 한반도 평화운동의 그 맥락 위에 서 있다는 깨우침을 가지길 바란다”는 선생의 육성이 나온다. 영상을 끝까지 본 문 대통령은 비서실 관계자에게 동영상을 잘 챙겨달라고 지시했다.

백원담 교수는 빈소를 나서는 문 대통령에게 “아버님은 통일열차가 만들어지면 꼭 이 하얀 손수건을 쥐고 황해도 고향으로 가고 싶다고 말씀하시면서 이걸 (문 대통령에게) 전달해드리라고 하셨다”며 백기완 선생의 유품인 흰 손수건과 마지막 저서 <버선발 이야기>를 전달했다. 김소연 장례위 상임집행위원장(비정규노동자의 집 ‘꿀잠’ 운영위원장), 김수억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대표 등은 문 대통령이 장례식장을 떠날 때 “노동존중은 어디로 갔습니까? 비정규직의 피눈물이 보이십니까?”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장례 사흘째를 맞아 빈소는 선생의 마지막을 추모하려는 정치·노동·시민사회계 인사와 시민들로 붐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오전 11시30분께 빈소를 찾아 “백기완 선생은 항상 노동자나 어려운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자 노력하셨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진행된 입관식은 유족들과 장례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 선생의 궂긴 기사가 담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가 관 안에 놓였다. 장례위 관계자는 “선생님이 평소 신문을 즐겨 봤다. 유족들이 신문을 따로 준비해 함께 보내드린 것”이라고 전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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