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北남성 월남에 한목소리로 "경계작전 실패" 질타
"국민 실망감 높아져..軍 사기도 저하 우려"
"되풀이되는 경계 작전 실패..책임 물어야"
"22사단 작전환경 열악해..여건 마련하라"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17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강원 고성군 해안에서 발생한 북한 남성 월남 사건과 관련해 여야의 거센 질타가 이어졌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군의 "경계작전 실패"를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사람이 하는 일이어서 모든 걸 완벽하게 이룰 수 없다는 게 전제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감시장비가 제대로 작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징후를 포착 못 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경계실패"라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열심히 헌신하는 군의 사기가 저하될 거 같아 우려스럽고, 국민적인 실망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대단히 안타깝다"며 "불안감이 높아지고 군에 대한 불신이 야기되면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심각하고 엄중한 상황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도 "민통선(민간인 통제선) 안에서 상황을 종료하려고 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연달아 왜 (경계작전 실패 문제가) 터지냐"며 "지난 번에 강화도(탈북민 월북 사건)도 똑같았고 되풀이된다. 책임을 안 물을 수가 없다"고 했다.
설 의원은 "관련자를 책임지게 만들고 제대로 경계근무를 선 사람들에 대해서는 적합한 조치할 필요 있다"며 "다시 한번 전수 검사를 해야 한다. 또 이런 결과가 나와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육지와 해안을 합쳐 거의 100㎞에 달하는 고성군 22사단의 광범위한 경계작전 지역에 대한 지적과 이를 보완할 방책을 강구하라는 목소리도 함께 터져나왔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넓은 구역의 경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를 깊이 검토하면서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자꾸 빈발해서 사건이 생기는 것을 보면 현재의 경계 계획이 실제로 병들이 제대로 감시하기에는 장비나 여러 가지로 현실에 안 맞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방개혁2.0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고, 병력을 줄여야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 결국은 장비를 강화하고 보고체계가 감시 장비에 의해 자동화돼야 할 거 아니냐"며 "처벌만 강화한다고 해서 재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도 "(고성 22사단은) 다른 사단보다 4배의 책임 반경을 가지고 있어 막중하다"며 "4배가 넓으면 장비·인원 등 모든 여건을 갖추고 책임을 추궁하고 문책을 해야 한다. 인원·장비 여건은 똑같은데 구멍이 뚫리냐 마냐 할 수 있냐"고 따졌다.
다만 안 의원은 현장 지휘관의 기강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장병들도 지휘관의 눈을 보고 정신 차린다"며 "왜 수차례 감지됐음에도 그걸 놓쳤는가. 어른들도 정신이 해이한데 20대 청년들도 까먹지 않겠나. 반복해야 한다. 학습은 반복이다. 지휘관들도 반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군이 수면귀순, 산책귀순으로 조롱을 받고 있다. 어이없는 경계실패가 나왔다"고 탄식하며 "2019년 6월 삼척 목선 귀순 외에 19개월간 10번의 대형 사고가 연이어 일어났다. 2개월에 1번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이번에 또 단편적으로 최선의 경계태세를 다하겠다고 하고 넘어가면 2개월 후에 또 터진다"며 "(국방개혁 2.0 추진으로) 23사단 속초 아래 부대들이 해체되면 앞으로 동해안 경계 책임이 늘어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오히려 안보에 구멍이 뚫리는 것을 촉진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과학화 시스템만 믿고 지휘관, 초병들이 근무를 해태하지 않나 우려를 솔직히 가진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2사단은 별(장군)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대형 사고가 잇따르는데, 계속 이렇게 우리가 일회성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또 지나가면 사고가 나고 반복되지 않겠냐"며 "근본적으로 이번 기회에 22사단에 대해서 해결점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경계실패 문제에 대해 "우선 조사를 통해 명확한 내용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철저히 하겠다"며 "장관으로서 국민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화 시스템은 보조수단이고 실체는 그걸 들여다보고 운용하는 사람에 성패가 달렸다. 사람이 과학화 시스템 운용을 잘못하면 무용지물일 수 있다"며 "엄정한 작전기강, 매너리즘 타파 등에 대해서 많이 부족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22사단은 철책과 해안을 동시에 경계하는 어려움이 있는 부대이고 여러 가지 작전요소와 자연환경 등 어려움이 많다"며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정밀 진단을 해 볼 생각이고, 부족한 부분은 상급부대 차원에서 지원할 요소를 찾아서 해나가야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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