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외버스터미널 공방 2라운드 시작되나..법적 대응 예고
[안양=이데일리 김미희 기자] 안양시 평촌시외버스터미널부지 개발을 둘러싼 공방이 지속될 전망이다. 감사원이 최근 지역 주민 단체의 공익감사 청구를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렸지만 지역 공동비대위는 법적대응을 준비하며 2차 공방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상황은 이렇다. 1989년 안양시 동안구 일대가 평촌 신도시 택지개발예정지구로 결정되면서 1992년 평촌 시외버스터미널 부지가 확정됐다. 1995년 이석용 초대 민선 안양시장은 사업시행자로 (주)경보를 선정했다. 하지만 주민들 반발 등으로 사업이 표류하기 시작했다. 이후 신중대 시장은 기존 터미널 부지가 협소하고 교통량 증가와 인근 아파트 입주 등으로 2000년 3월 대체부지를 검토, 후보지 5곳 중 관양동 일원을 선정했다.
논란의 발단은 최초 터미널 사업자인 (주)경보와 안양시 법적 분쟁이었다. 이후 2008년 이필운 시장이 당선 후 평촌터미널부지에 여객터미널을 신설하는 방안을 고시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소유의 이 부지는 복합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0년 최대호 시장이 취임하면서 터미널 부지는 지형도면 고시를 하지 않아 사업이 무산됐다. 또 다시 여객터미널로 바꾼 이필운 시장이 당선되자 터미널사업의 방향을 틀었다. 당시 이 시장은 기존 시외버스정류장 5곳의 시설을 개선·통합해 소규모 환승터미널로 바꾸겠다고 한 것이다. LH 소유의 평촌동 터미널 부지는 공개입찰을 통해 해조건설(주)로 매각됐다.
1996년부터 안양평촌에 필탑학원㈜을 운영해왔던 최대호 후보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2013년 학원사업을 접었다. 그는 2015년 8월 맥스비앤㈜으로 같은해 11월 맥스플러스㈜라는 유통업체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최 후보는 2017년 2월 조모씨에게 맥스플러스㈜를 매각했다. 이 업체의 법인명은 해조건설㈜로 변경됐다. 매각대금 6억원은 최 후보 등 주주 5인에게 지급됐다.
최 후보 등은 법인명 변경 다음날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4개월 후 해조건설㈜은 LH 소유의 평촌터미널부지를 1100억원에 낙찰 받았다.
터미널 부지는 자동차정류장으로 고시돼 용적률 150% 제한을 받고 있었다. 시는 터미널건립이 무산되면서 원래 용도인 일반상업지역으로 환원됐다. 초고층 오피스텔 신축 용지로 부지 용도를 변경하자 인근 지역주민은 비대위를 꾸려 작년 4월 안양시를 상대로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를 청구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사안별로 기각 또는 각하 결정을 내려 통보했다. 매각과정이 정상적이었다고 판단한 셈이다.
감사원은 “안양시는 해당 터의 매매당사자가 아니다”며 “2014년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미 매각 절차를 밟았으나 여러 차례 유찰됐다가 H건설에 정상적으로 매각했으므로 안양시가 위법 부당한 업무처리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이어 “H건설이 신탁사의 이름으로 한 주민제안은 안양시가 관련법에 따라 검토 결과 보완요구, 공동위원회 자문 등 입안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인 단계이므로 감사대상으로 하기에 부적절하다”며 최 시장과 H건설과의 주식 및 채권 양수·양도계약 등 부분은 사적인 권리관계여서 공익감사 대상이 아니다고 결정했다.
이에 비대위는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해 “기획 특혜라 서류 검토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검찰 등 수사가 필요하다” 시민고발단을 구성해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매입해 개발 중인 업체는 혹시라도 비대위 활동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고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강경대응을 시사했다.
최 시장은 “H건설㈜ 조모 대표는 53억원의 채권을 6억원에 매입했기 때문에 향후 법인 사업이 성공하면 차액인 47억원을 얻게 된다. 5년 이상 존속한 법인을 인수했기 때문에 취득세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이어 “감사원 공익감사 결과 안양시 행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나 시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사업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하지만 마녀사냥식으로 본인은 물론 안양시 명예를 훼손하는 사례에는 법적대응 등 강경하게 맞설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미희 (ara7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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