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시켜 기자 협박한 전 의령군수 '실형'.."영화서나 보는 권력형 비리"

오영호 전 군수, 1심 징역 2년 4개월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 항소심 징역 11개월

언론인을 협박해 준 대가로 조직폭력배에게 일감을 주며 직권을 남용하는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영호(71) 전 의령군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형사3단독(황인성 부장판사)은 지난 16일 협박교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전 군수에게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했다.

오 전 군수가 지난 2014년 군수로 당선된 직후 '금품 살포 의혹', '선거법 위반 혐의' 등의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기사를 수 차례 쓴 한 언론인을 조직폭력배 B씨에게 협박하도록 시키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오 군수의 말을 듣고 같은해 의령군 한 카페에서 언론인과 만나 '부정적인 기사를 그만 쓰라'는 취지로 협박했다.

오 전 군수는 그 대가로 2015년 의령군이 최대주주로 있는 토요애 유통회사가 진행하는 수박 위탁판매권 일부를 B씨에게 나눠주며 직권을 남용한 혐의가 있다.

그는 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년 간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24회에 걸쳐 타인의 이름으로 금융거래를 해 불법을 저지른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오 전 군수의 이런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직폭력배를 통해 본인을 공격하는 기사를 쓴 기자를 협박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농산물유통회사를 압박해 수박 유통 업무를 주도록 한 행동은 영화에서나 보던 권력형 비리의 모습"이라며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오 전 군수는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도 기소돼 지난 1월 항소심에서 징역 11개월(원심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토요애유통' 자금 6천만 원을 빼돌려 이선두 전 의령군수에게 건네는 등의 혐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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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이형탁 기자] tak@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