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저야말로 낙하산" 발언에..청문보고서 합의 채택한 야당 "부적절"
"저야말로 낙하산 아니겠나"
17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임명된 뒤 처음으로 출석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꺼낸 말입니다.
이날 박대수 국민의힘이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지적하며 "임명이 되면 상식에 부합하게 하겠다고 했다. 청와대의 부당한 낙하산 인사를 견제하는 것이야말로 상식에 부합하는 일인데 그렇게 하겠냐"라고 묻자, 나온 답변입니다.
한 장관은 "그렇게 하고 있고,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낙하산을 얘기하면 저야말로 낙하산 아니겠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회의장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항의 섞인 목소리가 나오자, 한 장관은 "아이, 참"하며 웃으면서 손을 내젓기도 했습니다.
박 의원도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할 말이 없다"며 "장관님 좀 실수한 것 같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실추된 환경부 위상을 회복시키기 위한 장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20일 열린 한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야당 의원들조차 "잘 살아오셨다"며 모처럼 훈훈한 분위기를 보였습니다. 인사 청문 보고서도 '적격'으로 채택됐습니다. 이 때문에 한 장관의 '말실수'를 듣는 야권 의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습니다.
박덕흠 무소속 의원은 "여야가 합의를 해서 장관을 인사청문회에서 채택했다"며 "속기록에 '낙하산' 용어가 들어가면 여야도 잘못된 것처럼 느껴지기에 속기록에서 그 부분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 넘치게 답변하는 건 괜찮은데 과하면 안 된다"며 "장관 본인이 낙하산이라고 하면 임명은 누가 한 것인가. 누가 내려보낸 것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자 한 장관은 "주의하겠다"며 자세를 낮췄습니다. 김 의원은 "장관이 진중하게 답변해야지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당 소속인 송옥주 환경노동위원장이 직접 경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송 위원장은 "김 의원의 지적으로 대체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위원장이 직접 경고해야 한다는 항의성 목소리가 또 나왔고, 송 위원장은 "위원장까지"라며 다음 질의로 이어갔습니다.
한편, 한 장관은 김은경 전 장관의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의에는 "법원의 판단은 사법적 판단이기에 존중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심은 나지 않았기에 일종의 (사건의) 당사자일 수도 있는 부처 입장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은 김 전 장관이 재임 시절 박근혜 정권 출신 임원 15명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직권남용·강요죄 등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전 장관 재임 당시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을 공모하면서, 미리 청와대와 환경부 몫을 따로 두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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