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안티백신 영상 시청 실험 살펴보니.."전문가들 나서 강력히 대응해야"

고재원 기자 2021. 2. 1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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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뇌(Brainwash) 당하는 것 같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반대론자들이 만든 영상을 보던 한 남성이 남긴 시청후기다.

BBC는 15일(현지시간) 일반인 8명을 대상으로 이른바 '안티백신(백신 반대론)' 영상을 보여주고 그들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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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정보로 공포 조장하는 안티백신 영상들 실태
참가자 8명 중 6명이 안티백신 영상을 보고 있다. BBC 제공

“세뇌(Brainwash) 당하는 것 같아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반대론자들이 만든 영상을 보던 한 남성이 남긴 시청후기다. 러셀이라는 이름의 이 영국남성은 영상 속에 등장하는 하얀 의사가운을 입은 사람이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적 대유행병)은 실제가 아니다’는 주장에 “머리를 수십 대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으로 함께 영상을 보고 있던 20대 초반의 법대생 피비는 혐오감에 얼굴을 구겼다. 

BBC는 15일(현지시간) 일반인 8명을 대상으로 이른바 ‘안티백신(백신 반대론)’ 영상을 보여주고 그들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를 보도했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해 확신이 없는 참가자들로 ‘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Ask the Experts)’라는 제목의 안티백신 영상을 줌을 통해 30분 간 함께 시청했다. 영상 속에는 의사 가운을 입은 사람 33명이 연달아 나오며 백신의 위험성에 대해 주장했다.  

로즈마리라는 이름의 참가자는 “겁에 질려 갑자기 예방 접종을 받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그럴듯한 사람들이 그럴듯한 주장을 펴 매우 현실적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반면 피비는 “바이러스가 실제 하는 것이 아니라 말한다면 백신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도 믿을 수 없다”며 “잘못된 정보가 담긴 영상을 보고 있구나 인지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러셀과 피비처럼 참가자들이 영상이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다고 인지했음에도 영상을 본 절반 이상의 참가자들이 백신 접종에 대해 영상을 보기 전보다 더 큰 우려를 가지게 됐다고 답했다. 한 참가자는 “영상 내용 중 일부는 믿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마음 속에서 걱정했던 부분을 영상에서 짚어줬다”고 답했다.

백신 관련 허위 영상이나 정보들이 소셜미디어 통해 공유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동안 안티백신 관련 자료를 홍보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팔로워가 크게 증가했다.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 활동 중인 안티백신 계정의 팔로워 수는 지난해 거의 5배 증가해 400만명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의 안티백신 페이지 접속 수는 지난해 19%, 안티백신 주장을 펼치는 트위터 계정 팔로워 수는 약 3배가 증가했다. 참가자들이 봤던 영상의 경우 유튜브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25만 회 이상 조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BBC는 영상을 시청한 참가자들이 가지고 있는 백신 관련 의문들을 감염병 전문가인 리암 스미스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가 풀어주는 시간도 가졌다. BBC는 “참가자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스미스 교수가 하나씩 해결하는 토론 시간을 가지자 모든 참가자들은 이후 백신을 신뢰한다고 답했다”며 “일부는 지금 당장 백신을 맞으러 가겠다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BBC는 “안티백신 운동가들은 수천 개의 영상과 정보들을 올리며 여전히 거짓 주장으로 사람들을 속이려 하고 있다”며 “왓츠앱(외국 소셜미디어)에서 여전히 ‘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닐 존슨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팀은 지난해 5월 소셜미디어가 안티 백신 움직임 확산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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