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아내, 병원 오진으로 사망..도와 달라" 한 남편의 호소

"암 오진으로 제대로 치료 못 받아" 靑 국민청원 등장

게티이미지뱅크

한 대학병원 의사의 오진으로 부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17일 올라왔다.

'36세 아내가 대학병원의 오진으로 사망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에서 청원인은 "유명 대학병원 교수인 의사는 오진이 아니었다는 말만 반복하며 소송하고 싶으면 하라고 한다"면서 "원인과 잘못을 가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약 2,500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그의 부인은 지난해 한 대학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출산한 후 퇴원했다가 부종으로 같은 병원에 재입원했다. 이후 혈액암 초기 진단을 받아 6차에 걸쳐 항암 치료를 받았다. 청원인은 "그 중 4차례는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신약 항암제여서 1회 주사 비용이 600만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원인의 부인은 차도가 있기는커녕 상태만 나빠져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청원인은 "아내는 몸무게가 37㎏까지 빠져 제대로 걷지도 못헸다"고 회상했다. 그는 "새로 입원한 병원에서는 혈액암이 아닌 만성 활동성 EB바이러스 감염증 및 거대 세포바이러스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의료진은 기존 항암치료 또는 어떤 이유로 인해 온몸 면역력이 깨져 치료 방법이 없다고 했다"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 꼴 같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고 했다.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청원

이에 청원인은 "아내는 오진으로 인한 항암치료로 오히려 몸을 다 망가뜨려 더는 추가적인 치료를 하기 어려운 몸 상태가 돼 버린 것"이라며 "첫 병원에서 제대로 진단만 했어도 걸어 다닐 정도의 몸 상태에서 제대로 된 치료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떤 이유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제왕절개 때 감염된 것은 아닌지 알 수가 없다"며 "암이 아닌데 암이라고 진단해 아내는 몸에서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신약 항암치료로 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 바이러스 치료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대로 떠났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수천만원의 아내 병원비, 아이 병원비로 가정은 파탄 위기고 앞으로 아이 엄마 없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너무 걱정이고 너무 억울하다"며 "이제 첫 돌이 된 아이 얼굴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고 비통해 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