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의료민영화 우려" 박영선 "노동이사제 발표" 토론 공방

박광연 기자 2021. 2. 1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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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왼쪽), 우상호 서울시장 경선 예비후보가 1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TV에서 TV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나선 우상호·박영선 예비후보가 17일 열린 2차 TV토론에서 보건의료 공약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우 후보는 박 후보의 ‘원스톱 헬스케어’ 공약에 “의료민영화 우려”를 제기했고, 박 후보는 우 후보의 ‘서울시립대 공공의과대학 설립’ 공약과 관련해 “우선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노동 관련 정책이 없다’는 우 후보 지적에 “노동이사제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우·박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TV에서 진행된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2차 TV토론에 참여했다. 지난 15일 첫 TV토론에서 도시·부동산 공약을 두고 주로 공방을 벌인 두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보건의료 공약과 관련해 치열한 논의를 이어갔다.

우 후보는 박 후보가 전날 발표한 ‘원스톱 헬스케어 서비스’ 공약을 비판하고 나섰다. 21분 생활권 내에 있는 동네 주치의가 대형병원 의료데이터를 공유 받고, 의사가 헬스케어 센터에 찾아와 환자를 만나는 등의 방법으로 진료 접근성·편의성을 높인다는 것이 공약 내용이다.

이에 대해 우 후보는 “일부 시민단체에서 의료민영화와 원격 치료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석연치 않다고 성명을 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시에서 보건 데이터 센터를 만들어 데이터를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플랫폼화 되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의료민영화하고는 전혀 상관 없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서울시립대에 공공의대를 만들겠다는 우 후보 공약에 공감하면서도 ‘우선 순위’ 문제를 거론했다. 박 후보는 “서울의료원과 보라매병원 같은 서울시 운영 병원을 상급 종합병원으로 우선 만드는 것이 코로나19 대응과 더 밀접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우 후보는 “서울에 공공의료인력을 키우지 않고 시설만 만들 수는 없다”며 “평상시에는 아무 문제 없지만 긴급한 상황이 올 때는 현저히 인력이 부족하다”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신속한 코로나19 종식이 차기 서울시장의 주요 과제라는 데에 한 목소리를 냈다. “서울시 전체를 비상 체제로 전환해 코로나19 확진자수를 한두달만에 한자릿수로 당기겠다”(우 후보), “철저하게 서울시민과 호흡하면서 코로나를 가장 먼저 종식시킬 수 있는 서울시장이 필요하다”(박 후보)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방역을 정쟁화하고 있다”며 함께 야당을 비판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와 노동 관련 민생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시사했다. ‘서민’과 ‘진보’라는 단어를 앞세우며 차별성을 부각해 온 우 후보가 “노동정책을 발표 안했던데 관심이 없는 것인가”라고 질문한 데 따른 답변이었다. 박 후보는 “노동 관련 공약을 발표할 것”이라며 “예컨대 노동계에서 바라는 노동이사제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가 발표한 소상공인 등 민생 지원 대책의 재원 조달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 후보는 “우 후보는 긴급금융지원금을 1억원까지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자금을 활용하겠다는 건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에 우 후보는 “서울시 취득세가 늘었다”며 “이를 통해 충분히 소상공인과 민생을 지원하는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 후보의 ‘수직정원 도시’ 공약을 두고는 1차 TV토론 때보다 공방의 수위가 강해졌다. 우 후보는 “전문가들이 서울 시내에는 대규모 수직 정원을 넣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말한다. 중국 쓰촨성에 비슷한 곳이 있는데 800가구 중 10가구만 남았다. 모기가 들끓어서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직정원은 흉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의 공세가 이어질텐데 공약을 철회하거나 수정해야 하지 않나”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수직정원은 최근에 소위 말하는 선진 도시의 새로운 트랜드”라며 “서울하고 사계절이 매우 비슷한 도시인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에 수직정원이 만들어져 아마존 제2본사가 들어간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환경 문제를 우선시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상징으로 수직정원 도시를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후보가 수직정원에 나무 5000그루를 심는 방법의 현실성을 거듭 묻자 박 후보는 “디테일을 토론하는 그 부분은 약간 성급한 질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두 후보는 오는 22일과 24일 라디오 토론을 하고 25일 다시 TV토론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최종 후보는 다음 달 1일 결정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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