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장관에 듣는다.."남북 관계 반전 계기 꼭 찾겠다"

YTN 2021. 2. 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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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이인영 / 통일부 장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2021년도 한 달 반이 훌쩍 흘러가고 있는데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지도 한 달이 넘었고 북한의 8차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도 다 마무리됐습니다.

[앵커]

하지만 여전히 한반도 정세는 제자리걸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올해 남북관계는 극적 반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까요?

통일부의 이인영 장관과 직접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인영]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십니까. 취임하신 지 이제 7개월째죠. 남북관계가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하셨고 그리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습니까?

[이인영]

글쎄요. 제가 취임하던 시기가 우리 국민들께서 굉장히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보셨던 개성공동연락소의 폭파사건이 있었던 직후였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조건 속에서 장관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급하게 한꺼번에 남북관계를 급격하게 좋게 만들기는 쉽지 않겠다, 이렇게 판단을 했고. 그래서 작은 접근을 통한 그런 변화의 모색 이런 것들을 시도하려고 했었습니다.

거기서 나왔던 얘기들이 작은 교역이라든가 또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이런 먹아죽과 관련한 인도주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 이렇게 했는데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아직 평양측에서 아무 답이 없어서.

[앵커]

정말 7개월 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까?

[이인영]

그렇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혼자서 모노드라마를 쓰는 것과 같은 이런 시간을 보낸다는 그런 심정도 가진 바 있습니다.

[앵커]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이런 생각도 드는 이야기였는데요. 설 당일에 보니까 임진각 방문을 하셨더라고요.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에서 지난해에만 3000명 넘게 북녘의 가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이산가족 화상상봉 제안을 하시고 준비도 하셨는데 지금 북측에서 역시 대답이 없는 상태인 거죠?

[이인영]

약 13만 명 정도의 신청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이미 8만 명 넘게 돌아가셔서 4만 9000명 정도가 살아 계십니다.

살아계신 분들 중에서도 90세 이상의 초고령 연령에 해당하는 분들이 거의 30%가 되고 있고 이산가족 상봉의 문제는 미루면 미룰수록 천륜과 인륜을 저버리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늘 남북관계가 풀리면 이산가족 상봉, 만남 이런 것들은 최우선적인 그런 대화의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설을 맞아서 특히 명절 때 실향민이나 이산가족 어르신들의 마음이 매우 어렵고 힘들고 그러실 거라고 생각해서 임진각 망배단에 잠시 다녀왔습니다마는 그걸 넘어서 코로나 상황 때문에 임진각조차도 못 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저희가 온라인으로 화상으로 경모하는 이런 간접체험의 기회도 드리기는 했습니다마는 하루라도 빨리 살아계실 때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고 코로나 때문에 어렵다면 화상상봉이라도 이뤄지고 그런 영상편지나 이런 것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끊임없이 북쪽을 향해서 노크하고 있습니다.

[앵커]

북쪽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 겁니다. 특히 코로나 상황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들었고요.

그리고 국제적으로 대북제재도 받고 있는 상황이고. 이게 조금 풀리려면 과거를 돌이켜보면 북미관계, 남북관계. 특히 북미관계가 잘 풀려야 하는데 지금 바이든 정부가 출범을 했는데도 북미 간에 대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잖아요

.

[이인영]

아직 북미 간에 실질적인 접촉을 통해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이런 소식은 어디서도 들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서 북이 급격한 긴장을 일으키는 이런 행위를 하는 것보다는 미국이 어떤 정책으로 나오는지 이런 것을 주시하고 관망하고 지켜보고 있는 점.

또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북쪽에 대한 정책이 예를 들면 단계적인 접근의 가능성을 보인다거나 제재를 강화하는 것과 유연하게 하는 문제들을 동시적으로 고려하는 가능성을 보인다거나 또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는 하면서도 인도주의적인 협력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추진하려는 의사를 보이는 이런 점들을 생각하면 서로 경직되게 갈등과 충돌로 북미관계가 시작되기보다는 좀 더 신중하고 서로 관망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유연하게 접근할 가능성, 이런 것들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긴장되는 부분은 한미연합훈련입니다. 3월에 예정돼 있는데 북한에서는 지난 1월에 당대회에서 한미연합훈련 안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리고 이인영 장관님께서도 공개적으로 한미연합훈련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하셨는데 결국에는 3월로 예정됐습니다.

[이인영]

아무래도 몇 차례 걸쳐서 말씀드립니다마는 통일부 장관의 입장에서는 군사훈련보다는 평화회담이 많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연장선에서 이번에 한미군사훈련도 예를 들면 코로나 상황도 있고 또 인근한 나라에서 일본에서 가까운 시간 안에 올림픽도 이뤄지고 있고 그다음에 바이든 정부가 어떤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인지도 좀 볼 필요가 있고.

이런 것들 속에서 조금 더 우리가 유연하게 지혜로운 결론을 도출하는 게 어떤가. 그런 측면에서 연기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요. 또 다른 한편에서 우리 군의 수요는 작전권 환수와 관련해서 필요한 한미간의 절차들, 군사적 절차들 이런 것들을 밟아야 하는 이런 수요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훈련의 형식이나 규모나 이런 것들을 조금 더 유연하고 지혜롭게 가져갔으면 좋겠다.

이렇게 제 희망을 피력했고요. 또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북쪽에서도 한미 군사훈련과 관련해서 좀 유연하게 판단하고 또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한미 군사훈련이 남북 간에 또 북미 간에 긴장을 조성하고 격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은 피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고 그것을 위해서 저는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을 향해 가고 있는데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다시 시동을 걸려면 올해 상반기에 뭔가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해서 미국 방문 계획 지난해에도 했었잖아요.

올해도 추진할 생각이십니까?

[이인영]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우리 입장에서는 한미 간의 정책적인 어떤 조율 또 공조 이런 것들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할 때 남북관계를 더 깊고 넓게 또 길게 갈 수 있는 이런 과정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제가 미국을 방문해서 미국의 주요 정책 입안자들, 담당자들하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전혀 주저하고 마다할 일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 코로나 상황이 아직도 우리보다는 미국이 더 심각한 상황이고 또 미국의 주요 정책 담당자들이나 의회지도자들, 싱크탱크의 관계자들 또 NGO 활동가들 이런 분들이 코로나로 인해서 조금 활동이 자유롭지 않으니까 그런 상황들을 봐가면서 다녀와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앵커]

북한이 또 이례적으로 경제가 상당히 어렵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난해 수해도 있었고 코로나19도 있었고 대북제재도 길었거든요. 그렇게 이례적으로 표현한 것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인영]

매우 솔직하고 또 어떤 면에서는 실용적인 접근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북한의 경제사정이 그동안 제재가 지속됐었고 또 작년 한 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경제나 민생을 희생하고라도 방역을 최우선적으로 대처하는 과정에서 봉쇄도 했고요.

또 작년 여름에 수해나 태풍의 피해도 있었기 때문에 경제사정이 좋지 않을 거라고 누구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경제사정이 좋다고 굉장히 양호하다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실질적이지도 않은 거고요.

그래서 나름대로 젊은 지도자답게 솔직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성과지표들도 새롭게 점검하고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그런 형태로 북한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는 그런 과정으로 접어들고 있는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남북관계가 워낙 힘들다 보니까 가장 지금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분들. 바로 개성공단 운영하시는 분들입니다.

참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그분들의 목소리 좀 듣고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 지난 2016년 2월 16일 : 개성공단 전면 중단은 앞으로 우리가 국제사회와 함께 취해 나갈 제반 조치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정기섭 /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 개성공단 재개의 희망을 포기하기 전 정부의 확고한 재개 의지를 여쭙고 싶습니다. 이제는 희망을 접고 공단의 청산, 정당한 보상을 주장해야 하는지 아니면 정부를 믿고 얼마나 더 기다릴지 모르는 인고의 세월을 견디고 버텨야 하는지….]

[앵커]

개성공단 폐쇄한 지 만 5년이 지났습니다. 개성공단 빨리 풀어야 될 것 같은데 어떤 생각 갖고 계십니까?

[이인영]

실제로 제가 국회에 있을 때 개성공단 폐쇄 조치 접하면서 저의 마지막 숨구멍이 막힌 것 같은 그런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사자들은 얼마나 더 고통스럽고 더 치명적인 고통을 가지고 지난 5년의 세월을 살아오셨겠습니까? 그런 안타까운 심정이 고스란히 배어나온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로서는 어떤 경우에도 개성공단 입주했던 기업들 그 손을 놓지 않을 것이고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실제로 남북 정상 간에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것은 합의사항이고요.

조건이 되는 대로 개성공단을 열어서 우리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의 마음 이런 것들도 치유하고 무엇보다 우리 겨레가 서로 평화와 통일로 가는 그런 숨구멍을 다시 연결하는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면서 노력하려고 합니다.

실제로 개성공단은 날마다 작은 통일이 일어나는 기적의 공간 아니었겠습니까?

[앵커]

참 좋은 말씀이십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숨통도 그리고 장관님의 숨통도 하루빨리 트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하루빨리 필요한 게 백신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 백신 지원도 계획을 하고 계십니까?

[이인영]

정부 차원에서 아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그걸 위한 논의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정한 조건이 된다면 백신을 협력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이런 부분 서로 이심전심 공감대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선 우리 국민의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그런 과정에서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우리 정부가 백신접종과 관련해서 협력하는 길로 나갈 수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북이 국제사회에서의 백신 공급량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그것이 효과 이런 것들도 입증되고 안전하다는 것들이 검증된다면 북이 어느 시점에선가 국제사회로 백신접종 협력과 관련해서 나올 때 그런 시점에 우리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남북관계가 참 지금 힘든 시기인데요. 이인영 장관은 중량감 있는 정치인의 이력으로써 뭔가 역할을 충분히 해내실 것이라 믿습니다. 큰 돌파구를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인영]

올해 전력을 다해서 상반기 중으로 한번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보겠습니다.

하반기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제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우리 국민들께서도 응원해 주시고 또 함께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인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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