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현금부자들은 5만원권 '여기'에 넣는대요
갈 곳 잃은 돈·金 속속 금고로
작년 5만원권 환수율 역대최저
가정용 금고 인기가 치솟고 있다. 1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세계·롯데·현대·갤러리아 등 백화점 '빅4' 금고 판매 평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9% 급증했다.
시중 현금이 사상 최대(134조원)로 불어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단 현금이나 금을 들고 있자는 분위기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에 풀린 현금 통화는 134조7000억원(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많이 불어났다. 이 돈 중 상당수가 금고에 숨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24.2%로 2009년 화폐를 처음 발행(7.3%)한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 투자도 크게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는 전년 대비 2.5배 많은 4230억원어치 금을 순매수했다. 은행·증권사 등 기관이 사들인 양(480억원)보다 9배 많다.
시중에 돈과 금이 넘치자 금고 시장도 호황을 맞았다. 지난달 현대백화점 금고 매출이 전년 대비 43.8% 뛰었고 신세계(40.6%), 롯데(26%), 갤러리아(25%)도 최소 25% 이상 늘었다. 업계에서는 금고 판매 저변이 종전 기업·고액 자산가에서 일반인으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고는 신기술로 무장해 '보안 가전'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 경고 메시지가 발송되며 보안 업체가 즉각 출동할 수 있도록 한 모델이 인기다. 단단한 철 뭉치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테리어 가구로 활용해도 손색없는 디자인 제품이 많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금고의 크기와 가격대가 다양해지고 카메라가 내장되거나 와이파이가 탑재된 모델까지 나오면서 맞춤형 구매가 가능해졌다"며 "신혼부부나 1인 가구로도 수요층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 물량도 늘었다.
매일경제가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개인용 금고 수입액은 전년 대비 3.5% 늘어난 412만달러로, 2018년 역대 최고치(416만달러)에 육박했다. 과세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돈과 금이 늘면서 불법적으로 증여하려는 세력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대대적으로 탈세자 잡기에 나섰다.
[김정환 기자 / 박대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LNG값 널뛰는데…가스발전 화력 제치고 1위됐다
- 한은 "전금법 개정안, 개인정보 침해 빅브라더법"
- 요즘 현금부자들은 5만원권 `여기`에 넣는데요
- 與, 사모펀드 `윤석헌 금감원장 책임론`…"판매사 CEO만 중징계해서는 안된다"
- 반대 거센데…`포장재 사전검열法` 편든 환경부장관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롯데는 어쩌다 ‘지친 거인’이 됐나 [스페셜리포트]
- “필리핀서 마약” 고백은 사실…김나정, 필로폰 양성 반응 [MK★이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