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05'를 아시나요? 대구지하철 참사 18주기에도 일련번호로 남은 6인의 희생자

김재현 2021. 2.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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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1시 경북 칠곡군 지천면 대구시립공원묘지.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18주기를 하루 앞둔 이날 참사 유가족 10여명이 무연고 희생자 6명을 추모하기 위해 찾았다.

이날 오전에는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과 김동식 대구시의원이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 '2·18기념공원' 명칭을 병기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 청원서를 대구시의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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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유가족 10여명 17일 대구시립공원묘지서 6명 추모
2·18안전문화재단, "대구시민안전테마 파크에 기념관 명칭 병기 해달라" 대구시의회에 청원서 제출
대구 지하철 참사 18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유가족들이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 내 무연고 희생자 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17일 오후 1시 경북 칠곡군 지천면 대구시립공원묘지.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18주기를 하루 앞둔 이날 참사 유가족 10여명이 무연고 희생자 6명을 추모하기 위해 찾았다. 아직도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들의 묘지에는 K05(여), D08-ca01(남)과 같은 일련번호가 이름 대신 새겨져 있었다. 유가족들은 칼바람과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묘지 앞에 작은 꽃다발을 놓고 묵념을 하며 10여분 동안 이들을 위로했다.

대구 지하철 참사 18년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경북 칠곡군 대구시립공원묘지 무연고 희생자 묘지 앞에 유가족들이 가져온 꽃다발이 놓여져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이날 무연고 희생자를 찾은 황명애씨도 18년 세월에도 불구하고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화재 참사 당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 입학을 기다리던 19세 딸을 잃었다. 황씨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이들 역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바란다"며 "희생자들의 죽음 앞에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일(가운데)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과 김동식(오른쪽) 대구시의원이 17일 오전 대구시의회를 찾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 청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이날 오전에는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과 김동식 대구시의원이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 '2·18기념공원' 명칭을 병기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 청원서를 대구시의회에 제출했다. 대구시의회는 청원법에 따라 90일 이내 처리해야 한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2008년 12월 재난 사고 예방과 안전 체험 교육 등을 위해 국ㆍ시비 200억원과 국민성금 50억원을 모아 대구 동구 팔공산 자락에 건립됐다. 대구시와 유족, 상인회 등은 협의회를 구성해 명칭 병기에 대해 논의해왔지만 여전히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은 "기념공원 명칭 병기는 유가족들의 간절한 소망이자, 시민들의 아픈 상처를 낫게 해줄 중요한 과제"라며 "이를 통해 어두운 역사를 보편적 가치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유가족을 위로하고 대구가 안전과 생명의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식 대구시의원도 "명칭 병기가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이를 통해 토론하고 논쟁하는 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시의회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의회는 다음달 해당 청원이 통과되면, 4월 회기에 처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불에 탄 차량 내부.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53분쯤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50대 남성의 방화로 인해 발생했다. 사고로 지하철 객차에 타고 있던 승객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6명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대구시립공원묘지에 묻혀 있다. 3명은 훼손 정도가 심해 DNA확인이 되지 않고 있고, 3명은 DNA정보는 확인되지만, 연결 고리가 없는 상태다. 무연고 시신·유골은 일반 공동묘지에서 10년 동안 가매장할 수 있고,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화장해야 하지만 시는 상황의 특수성을 감안해 계속해서 미루고 있다.

한편 2·18안전문화재단은 이달 15~20일을 '2·18대구시민안전주간'으로 정하고 대구 중앙로역 기억공간에 추모벽을 설치하고 시민들이 추모와 헌화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8일 팔공산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추모탑 앞에서는 18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18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대구시 중구 중앙로역 참사 기억공간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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