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한 줌 없어도..지하철에서 자라는 채소들 [정동길 옆 사진관]

권도현 기자 2021. 2. 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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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지하철 7호선 상도역 메트로팜에서 어린 바질들이 자라고 있다. / 권도현 기자


서울지하철 7호선 상도역 2번 출입구 계단 오른편에 청분홍빛이 눈에 띄는 공간이 있다. 통유리에 청분홍빛이 비치는 이곳에는 바질, 버터헤드레터스, 카이파리 등 엽채류와 허브류가 자라고 있었다. 이곳의 정체는 ‘메트로팜’. 메트로팜은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이용해 농장의 환경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스마트팜’을 지하철역에 설치한 것을 말한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 농업기업 팜에이트가 협력해 만들었다.

서울지하철 7호선 상도역의 메트로팜의 모습. / 권도현 기자
상도역 메트로팜에서 관리자들이 버터헤드 상추의 정식작업(일정 수준으로 큰 모종을 옮겨심는 작업)을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2019년 9월 지하철 ‘만남의 광장’이었던 이곳은 연면적 394㎡ 규모(약 120평)로 재배시설인 ‘버티컬팜’ 외에도 로봇이 파종에서 수확까지 관리하는 ‘오토팜’과 메트로팜에서 당일 수확한 작물로 만든 샐러드를 판매하는 ‘팜카페’, 체험 공간인 ‘팜엑스’ 등으로 구성된 복합공간이다.

싹이 올라온 바질. 이곳 작물들은 토양이 아닌 스펀지와 배양액, LED광을 통해 자란다. / 권도현 기자
버터헤드 상추의 정식 작업 중인 관리자들. / 권도현 기자
상도역 메트로팜에 설치된 선반들. 작물들은 약 12일 정도 간격으로 선반을 한 칸씩 올려준다. / 권도현 기자


24시간 운영되는 버티컬팜에서는 하루 약 50㎏, 월 1톤 정도의 엽채류와 허브류를 생산한다. 여찬동 팜에이트 주임은 “엽채류 약 50~60종 중에서 소비자의 수요에 따라 상품을 맞춰 생산한다”고 말했다. 파종에서 수확까지는 약 38일에서 40일 정도 걸린다. 약 300여개 스펀지 구멍에 씨앗을 심고 발아를 하면 좀 더 큰 스펀지에 옮겨심는 과정을 거친다. 작물들은 약 12일 정도 간격으로 선반을 한 칸씩 올려준다. 다 자란 채소들은 관공서나 유통업체 등에 공급되기도 하고, 바로 옆 ‘팜카페’에서 샐러드로 가공되어 판매된다.

선반에서 자라고 있는 바질들. / 권도현 기자
이식 작업 중인 카이피라. / 권도현 기자
메트로팜 선반에 놓인 온도계. 이곳에서는 컴퓨터로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 / 권도현 기자


버티컬팜 속 채소들은 햇빛 한 줌 없이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햇빛 없이도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는 비결은 LED광이다. 노란색은 뿌리를, 빨간색은 새싹을, 파란색은 잎을 성장 시킨다. 이곳에서는 컴퓨터로 광합성에 적합한 온도와 습도, 작물 뿌리의 양분 흡수를 조절하는 토양 전기전도도(EC)와 산도(pH) 등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한다.

이식작업을 하고 있는 관리자. / 권도현 기자
팜카페에서 종업원이 버티컬팜에서 수확된 채소들로 샐러드를 만들고 있다. / 권도현 기자


메트로팜은 상도역 외에도 답십리역, 천왕역, 을지로3가역, 충정로역까지 총 5개 역사에서 운영하고 있다.

어린 바질. / 권도현 기자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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