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정건전성 OECD 4위..재정 확대 여력 있다
OECD, 올해도 4위 전망 속 "고령화 영향..2022년엔 10위로 하락할 듯"
[경향신문]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지출 규모가 늘어났음에도 재정건전성 지표인 통합재정수지 순위는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재정지출에 소극적이었던 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2022년에는 순위가 다시 하락함에 따라 증세 등 재정확충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통합재정수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18%로 수치가 공개된 34개 회원국 중 4번째로 높았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4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재정지출을 늘렸음에도 통합재정수지 비율 순위가 8위였던 2019년에 비해 4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통합재정수지는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것으로 국가 간 재정건전성을 비교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코로나19 경제충격 속에 재정지출을 늘린 영향으로 각국의 통합재정수지는 대부분 악화됐다. 2019년 한국보다 순위가 높았던 네덜란드는 1년 만에 GDP 대비 8.08%포인트나 하락하면서 9위로 낮아졌다. 선진국 중 재정건전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독일도 7.8%포인트 하락하며 순위가 5위에서 8위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OECD 회원국 평균도 -3.01%에서 -11.47%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OECD 회원국 중 한국의 재정여력이 비교적 많은 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재정수지 비율 건전성 순위가 크게 증가한 것은 방역에 비교적 성공하고 재정을 효율적으로 투입했다는 긍정적 의미도 있지만 재정의 역할이 다른 나라보다 부족하다는 부정적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순위가 상승한 것은 다른 국가에 비해 성장률 낙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에도 한국의 통합재정수지 비율 순위는 전년과 같은 4위를 유지할 것으로 OECD는 내다봤다. 적자 폭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3.7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22년에는 재정수지 적자 폭이 -2.98%로 다른 국가에 비해 적자 폭을 줄이는 정도가 낮아지면서 재정건전성 순위도 10위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독일은 적자 폭이 -1.83%로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건전성만 놓고 보면 다른 국가는 코로나19 충격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하는 데 비해 한국은 급속도로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상당 기간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도 한국개발연구원(KDI) 개원 50주년 기념 국제 콘퍼런스에서 “한국은 노동시장에 경제활동인구가 줄고, 고령화로 연금·건강 및 요양 비용이 늘면서 공공재정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정압력을 고려할 때, GDP 대비 세수 비중을 현 수준으로 낮게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세제개혁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018년 기준 한국의 GDP 대비 세수 비중은 26.8%인 데 비해 OECD 평균은 33.9%에 달한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환경 관련 세금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을 세제개혁의 우선과제로 꼽았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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