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 급등, 한국 증시 발목 잡나
[경향신문]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급격한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코스피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9.52포인트(0.93%) 내린 3133.73으로 마감했다. 전날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1.30%까지 오르면서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것이 한국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 이후 0%대로 떨어졌으나 올해 들어 1%선을 회복하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30%는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지난해 2월 말 수준이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추진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구리·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것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통상 미 국채 금리 상승은 증시 하락 요인으로 여겨진다. 주가가 높을 때 채권 금리가 오르면 안전자산인 채권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져 위험자산인 주식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 상승은 외국인의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어 한국 증시에서 매도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 국채 금리 상승이 당장 증시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으나 연준이 긴급히 긴축에 들어갈 가능성은 적다는 판단에서다. 서 연구원은 “연준이 지속적으로 온건한 통화정책을 선호하고 있어 우려가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된다”고 말했다. 강대석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금리 상승 국면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배경이라고 판단한다”면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논의가 시작될 수 있는 하반기까지는 주가 흐름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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