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힘든데 쏟아지는 규제..사면초가 中企 "어떻게 살라는 말인지"

지영호 기자 2021. 2. 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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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신음하는 중소기업계가 여당발(發) 기업 규제책으로 사면초가에 내몰렸다. 업계는 고용·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백지화 내지는 최소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17일 중소기업계가 우려하고 있는 기업 규제책은 지난달 8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을 비롯해,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된 근로기준법, 이날 상정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등이다.

처벌조항 수두룩...국회 논의 급물살
중대재해법은 산업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2명 이상의 중상 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업 CEO와 임원, 대주주가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되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 뒤부터 적용받는다.

근로기준법은 적용 범위를 5인 미만 사업장까지 넓혀 해고제한이나 법정근로시간, 연차휴가, 연장·야간·휴일수당 등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임금이나 수당과 관련해 징역 3년 이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발의된 법안마다 차이는 있지만 모든 근로자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공통된 취지다. 여권 주도로 발의된 법안에 국민의당 환경노동위원회 위원까지 찬성하면서 논의의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자원재활용법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포장재질을 제품 출시 전 사전검사를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반하면 사업주는 징역 1년 이하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날 환노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 논의에 들어간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제단체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관한 경영계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한 이날 간담회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정달홍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김임영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직무대행,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2021.1.11/뉴스1

경영계 난색...부담 커지고 경쟁력 떨어져
경영계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 환경의 걸림돌이 되는 제도가 늘어나는 분위기에 난색하는 모습이다. 특히 관련 법안이 다수 걸려있는 중소기업계는 기업들의 의견을 수집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500개 기업에 관한 중대재해법 의견조사에 나기도 했다. 중소기업의 80%는 법안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중소기업계는 우선 1년 뒤 확정되는 시행령에 사업주의 면책조항이 포함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사업주의 의무를 명확히 하고, 의무를 다했을 때 면책조항 등이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관련 부처와 국회 환노위에 이련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만큼 자영업자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용업, PC방, 편의점 등 소상공인 단체들은 코로나19로 영업정지, 제한으로 극한의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의 목숨줄을 조이는 악법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최저임금 8720원에 주휴수당 1744원을 더해 실질 시급은 1만464원이다. 여기에 연장근로수당까지 더하면 1만4824원이 되는데 야간 근로가 많은 업종의 임금 부담이 크게 가중된다는 설명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적용 이전에 소상공인복지법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며 "아무 대책없는 일괄적용은 소상공인에게 사업을 접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자원재활용법은 기업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반발이 나온다. 제품의 포장재질에 대한 환경검사를 의무화하면 검사비용 증가와 제품 출시가 지연될 수 있어서다. 특히 트랜드에 민감하게 반응해야하는 식품업계의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약 8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대형 6개 식품회사야 그렇다쳐도 식품 제조 기업 중 85%가량에 달하는 10인 미만 영세 업체들의 부담은 상당할 것"이라며 "많은 양의 검사를 받다보면 제품 출시가 지연되고 신제품 정보가 누출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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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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