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에.. 알바 노동자들 "우리가 사각지대다"
"하루하루가 암담..'코로나19 위기 사각지대'서 신음조차 못 내
'소상공인의 붕괴'는 알바들의 일자리 상실도 의미"
소상공인 등 대상 선별 지급 아닌 보편 지급 요구
임시·일용직 근로자, 1년 전보다 80만명 가까이 감소
아르바이트 노동자 A씨는 17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열린 알바노조의 ‘우리가 사각지대다’ 기자회견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는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암담하고 불안함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아르바이트를 구해도 금세 잘리기 일쑤이며, 일을 하더라도 근무시간이 줄어든 탓에 생계유지를 위해 또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아르바이트 노동자 B씨는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보호받는 국민이 있지만, ‘선별 지급’으로 인해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도 많이 있다”면서 “바로 집합금지·영업제한 업종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라고 토로했다.
당정이 ‘4차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가운데, 자영업자·소상공인 업장에서 근무하다 코로나19로 ‘일자리 위기’에 처한 아르바이트 노동자 등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계층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현장에선 재난지원금 보편 지급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위기 사각지대’까지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날 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경영난·폐업이 업장에서 함께 일하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일자리·생계 위협으로도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신정웅 알바노조 위원장은 “한눈에 보이는 비어있는 가게들마다 ‘사라져버린 아르바이트 노동자’들도 있다”면서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겠지만, 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4차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는 경기 불황으로 소득이 줄어든 재직자들은 해당이 안 되며, 심각한 구직난과 소정근로시간에 비해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 또한 선별 배제돼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아르바이트 일자리 등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1년 전보다 80만명 가까이 감소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임시·일용 근로자는 499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579만명) 대비 79만5000명 감소했다. 임시직 근로자는 고용계약 기간이 1개월∼1년 미만, 일용직 근로자는 계약 기간이 1개월 미만인 근로자를 뜻한다.
지난달 임시·일용 근로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가 99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21만4000명 감소했다. 지난달 줄어든 임시·일용직 가운데 4명 중 1명(26.9%)가량이 20대였던 셈이다. 코로나19로 고용시장이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마저 대폭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 중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도 1년 전보다 15만8000명 줄었다.
당정은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4차 재난지원금 추경에 일자리 예산도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고용지표를 보고 정부가 예산에 반영된 대책을 집행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추가적으로 여성이나 청년, 고용 취약계층을 위해 일자리 충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추경에 (관련 예산을) 담아서 국회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고용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1분기 중 직접 일자리를 90만개+알파(α)로 조기 집행하고 공공부문의 버팀목 역할을 보다 강화하겠다”면서 “코로나 충격이 집중된 청년, 여성 등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벤처창업 활성화, 고용 산재보험 강화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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