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온플법 일방통행'에 공정위 vs 방통위, 불붙은 '밥그릇 싸움'

박정양 기자 2021. 2. 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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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공정위 제출 법안이 유일한 정부안" 일방적 주장..과방위·방통위 '반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왼쪽)과 김병욱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2.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정양 기자 =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온라인 플랫폼 입점업체의 각종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규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온라인 플랫폼 법안'의 규제권한을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가 "공정위가 제출한 법안이 유일한 정부안"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게 갈등의 불씨를 당겼다.

공정위와 방통위간 '밥그릇 싸움'으로 업계는 중복규제 우려로 좌불안석인 가운데 양 부처가 소속된 국회 상임위간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17일 국회와 관련부처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공정위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법안 관련 비공개 당정 협의를 개최하고 공정위가 제출한 법안을 토대로 나머지 법안을 병합해 심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당정협의 후 브리핑에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 관련 법률을 과방위 소관 업무로 잘못 이해하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가 국무회의와 규제개혁위원회 회의를 거쳐 만든 법이 공정위가 제출한 법인데 제대로 홍보가 안 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자상거래법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에 관한 법률 두 법은 공정위가 제출한 유일한 법안이고 그것이 정부안"이라며 "그것을 기초로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들을 병합심의하는 게 맞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28일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안을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공정위안은 플랫폼사와 입점업체의 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입점업체를 상대로 갑질 등 불공정 행위를 할 경우 최대 10억원의 과징금을 물리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반대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11일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을 대표 발의한 국회 과방위 소속 전혜숙 민주당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정무위 입장은 정무위 입장일 뿐"이라며 "과방위가 소관 상임위이고, 소관 상임위에서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는 어려움을 반영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게 맞다"며 공정위안이 정부 단일안이라는 정무위 주장을 일축했다.

전 의원은 "규제와 관련된 일을 하는 공정위가 입법까지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오버다. 조만간 정책위 차원에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의 법안은 공정위 안과 비슷하나 현장의 목소리를 더 반영해 규제 범위와 강도 상대적으로 낮다. 전 의원은 "공정위 안과 달리 규제가 세면 힘들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 법안을 추진하고 있는 방통위도 부처간 조율이 되지 않은 법안을 정무위와 공정위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공정위의 안이 부처간 단일안이라는 것은 사실 관계가 다르다"며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시켜 국회 양 상임위에서 논의하자는 공정위의 취지에 동의해 차관회의와 국무회의에서 반대의견을 표시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다 무시하고 공정위안이 정부합의안이라고 하는 얘기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규제개혁위원회도 중복규제 문제로 공정위안에 반대한 방통위와 의견을 조정해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는 '부대권고'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5일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방안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보호법 토론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한상혁 방통위원장도 참석했다.

김현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전파연구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법을 누가 만들고 집행하는가를 들여다 보면 EU는 우리나라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산하 정보통신총국이, 일본의 경우 통신규제 기관인 총무성이 담당한다"며 법안 제정의 주체는 '방통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pj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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