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중간간부 인사 시험대..'靑-檢 충돌' 막을 묘수찾나

장은지 기자 2021. 2. 17. 16: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앞두고 법무부와 청와대 민정수석실간 갈등이 표출되며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시험대에 섰다.

지난 7일 검사장급 인사를 두고 '윤석열 패싱'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취임 두 달도 안돼 돌연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장관 취임 이후 첫 인사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강하게 충돌하며 잡음을 냈기에, 앞으로 있을 검찰 인사마다 논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검사장급 인사 두고 신현수 민정수석 패싱 갈등 일파만파
신현수 사의표명 靑까지 확전..인사폭 줄고 시기 늦추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2.1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앞두고 법무부와 청와대 민정수석실간 갈등이 표출되며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시험대에 섰다.

지난 7일 검사장급 인사를 두고 '윤석열 패싱' 논란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취임 두 달도 안돼 돌연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단 4명에 불과했던 소폭 인사였지만 검찰 내부뿐 아니라 청와대까지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윤석열 검찰총장의 반대를 꺾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킨 박 장관이 임박한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비롯한 주요 수사 지휘라인을 어떻게 구성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윤 총장이 임기만료로 물러나는 오는 7월 대대적 검찰 물갈이 인사를 예고한 박 장관으로서는 고심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장관 취임 이후 첫 인사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강하게 충돌하며 잡음을 냈기에, 앞으로 있을 검찰 인사마다 논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이성윤 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에 임명한다는 섣부른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왕수석'으로 유명한 신 수석의 사의 표명과 패싱 논란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장관과 신 수석의 '충돌'은 이날 청와대도 인정했다.

박 장관이 검사장급 인사와 관련, 신 수석과 조율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법무부 안을 밀어붙였고, 대통령 보고 및 재가를 거쳐 인사안을 발표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민정수석인 자신을 '패싱'한 채 검사장급 인사가 발표되자 자존심이 크게 상한 신 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신 수석은 검사장급 인사 직후는 물론 설 연휴 이후에도 거듭 사의를 밝혔지만, 문 대통령이 반려했다고 한다. 여기에 월성 원전 1호기 사건 수사까지 맞물리며 검찰 출신으로 윤 총장의 의견을 인사 안에 일부 반영해 조율하려던 신 수석의 입지가 급격히 축소됐다는 것이 여권과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이 자기 주장을 관철하는 대로 절차가 의지대로 진행이 됐고, 문 대통령의 재가는 있었다"며 "민정수석이 보는 인사방향과 법무부와 검찰이 보는 방향이 다를 수 있다. (신 수석과 박 장관 사이)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 인사 발표가 났다"고 설명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성윤 지검장 유임을 두고 박 장관과 신 수석간 이견이 있었다"며 "7월에 대대적 검찰 인사도 있는데 신 수석이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하자 주변에 기분 나쁜 내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 장관 입장에선 전임 추미애 전 장관이 윤 총장 징계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청와대에 정치적 부담을 지웠던 선례를 감안하면, 당청 지지율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검찰과 거칠게 각을 세우지 않으면서도 윤 총장을 견제할 수 있는 묘수가 절실해졌다.

여기에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가능성이 있는 월성 원전 1호기 사건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정권의 급소를 겨냥한 수사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공석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산하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맡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5부(부장검사 이동언)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수사가 다수 진행 중이다. 이들 외에도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권상대 공공수사2부장,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를 맡은 주민철 경제범죄형사부장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이같은 예상치 못한 악재에 검찰 중간간부 인사 폭이 줄고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중간간부 인사를 두고 박 장관이 윤 총장이나 신 수석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해 사태 봉합을 시도할지도 관전포인트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신 수석 갈등설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나중에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seei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