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청 참모가 왜 이렇게까지"..야 "수석도 못버텨" 권력 암투 몰아가

[민정수석 사의 파문]

지난해 12월31일 오후 서울 청와대에서 신임 신현수 민정수석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가 신현수 민정수석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인사 갈등을 시인한 17일, 여당은 정권 말 권력누수를 걱정하며 사건의 파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반면 국민의힘은 무리한 검찰개혁으로 빚어진 ‘권력 암투’ 프레임을 확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신 수석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당 지도부 한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의 인사와 관련해서는 보통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청와대 참모로서 신 수석이 취한 완강한 태도에 대한 아쉬움과 대통령 임기말에 이런 일이 터진데 대한 한 우려가 짙다. 민주당 한 법사위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신 수석이 인사 조율 과정에서 ‘패싱’ 당해서 서운해서 그런 거 같긴 한데, 문재인 정부나 민주당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이렇게 사의까지 표명할 수 있을까 싶다”며 “어쨌든 신 수석은 대통령의 참모일 뿐이고, 법무부 장관이 인사 제청을 하면 대통령이 재가하는 건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박범계 장관도 추미애 전 장관과 다를 바 없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이성윤 서울지검장을 그 자리에 그대로 두는 비정상적이고 체계에 맞지 않는 인사에 대해 취임한 지 한 달 갓 지난 민정수석이 사표를 내는 지경”이라며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추미애 전 장관과 달리 검찰 인사가 정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했지만, 역시나에 머물렀다”고 날을 세웠다.

야당은 특히 조국 전 장관과 가까운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신 수석의 갈등설을 파고들었다. 이번 갈등을 정권 내 대검찰 강경파(조국라인)와 유화파(비조국라인)의 암투로 몰고 가려는 의도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검찰 개혁으로 포장된 권력남용에 오죽하면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할 적임자’라고 영입한 수석마저 버텨내지 못했겠나”라며 “이 정권의 진짜 민정수석은 신현수인가, 조국 전 수석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이번 인사엔 친 조국 라인인 비서관이 수석을 제치고 대통령 재가를 받았을 거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저잣거리에서도 보지 못할 짬짜미다. 청와대는 차라리 가면을 벗고 구관이 명관, 조국 전 장관을 민정수석으로 불러 들이라”고 했다.

서영지 노현웅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