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대비 주가 과하다 생각.. 게임의 규칙이 바뀐게 아닐까" [코스피 3000시대 릴레이 인터뷰]

김범수 2021. 2. 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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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
'코스피 3000시대' 직접 공부해 투자 나선 개미들
"모든 정보가 좋은 정보라고 할 수 없다는 점 유념해야"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불만.. 당국이 앞장서서 완화시켜야"
"투자는 평생하고 사는 것..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좋아"
 
연초 코스피가 3000시대를 열면서 주식시장에 장밋빛 전망이 넘친다. 코스피가 ‘2000’에서 ‘3000’으로 앞자리 숫자가 바뀐 건 2007년 7월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각국 정부의 부양책과 그로 인한 유동성, ‘동학개미’로 불리는 똑똑한 개인투자자가 한국 증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 ‘촉’이 빠른 애널리스트가 모인 리서치센터. 이 곳의 센터장들은 최근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세계일보는 주요 증권사 센터장 릴레이 인터뷰 형식으로 ‘코스피 3000시대’를 짚어봤다. 두번째는 신영증권 김학균 리서치센터장이다. 그는 2018년 9월부터 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다.
 
Q.실물경제 회복세에 비해 코스피 상승이 과하지 않나 

A:그런 잣대로 보면 과하다고 볼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으로 보면 많이 오른 건 맞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유동성 힘을 고려해야한다. 돈이 많이 풀린 상황이다. 유동성의 힘은 코로나19 이후 드라마틱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 발생하는 부분이다. 지속되는 현상이다. 지금도 그런 맥락이다. 실물 대비 주가가 과하다는 생각은 드는데 게임의 규칙이 바뀐게 아닐까

힘들다. 둔화되거나 이럴때 시장이 조정 가능성. 글로벌하게는 금리가 전반적으로 낮으니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조정의 빌미.

Q.지금처럼 증시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지속되진 않을텐데

A:지난 1년간의 시장은 매우 예외적이다. 조정없이 1400에서 3200까지 달려왔다. 이런 시장흐름이 매우 예외적이지, 원래 이런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조정이라는 게 유동성도 올라가는 장에서 어느게 트리거가 돼서 나타날지 알기 어렵다. 노말(normal)한 상황이라면 어느정도 예측이 되는데 유동성이 압도적으로 풀리다보니(가늠하기 쉽지 않다.)

Q.유동성 축소에 대비해 동학개미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A:주식시장에서 조정은 늘 있기 마련이다. 반작용은 있다. 내려오는 (시장에서) 주식을 하게 될 때도 내가 팔지 않으면 손실이 확정되지 않는 것이다. (이 자금을)다른 곳에 넣기에는 애매하다. (현재)부동산은 너무 비싸고, (은행의) 적금 금리는 너무 낮다. 장기적으로 볼 때 주식은 매도와 매수 타이밍을 알 수 없다. 따라서 자기 돈을 가지고 시간을 버틸수 있는 돈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성장주처럼 기대치가 있는 종목들이 많이 올랐다. 주식이라는 게 꿈을 사는 속성이 있는 것이다. (동학개미들은) 자산을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당주나 펀드 등으로 자산을 분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주식 시장에서 종목수를 늘린다고 해도 집중투자 속성이 있다. 올라갈 땐 집중하는게 좋은데, 조정이 있을땐 집중투자의 데미지가 더 클 수 있다. 지금은 조금 종목을 분산 시키거나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에도 관심을 두는 게 좋다. 무엇보다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자산을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코스피 3000시대’, 공부하는 동학개미들이 늘고 있다. 예전의 개인투자자와는 결이 다르다. 최근 개인투자자 비중의 확대 현상이 갖는 주식시장의 함의는

A:정보가 많아졌다는게 맞는 것 같다. 유튜브처럼 (공부할 수 있는)채널이 많아진 것이다. 그래서 자기가 직접 투자하는 것이다. 전문가를 거치지 않고 직접 투자하는 이러한 추세가 많다. 그렇지만 지금 거론되는 정보 자체가 (시장이)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뭘해도 이기는 게임이었다.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이런 적이 없었다. 올라가는 장에선 여러 정보가 다소 흠결이 있더라도…. 주식을 하냐 안하냐의 여부가 컸던 것이지 정보의 밸류 차이가 컸던 게 아니라고 본다. 지금은 상당수가 시장에 의해 만들어진 역할이 크다. 미국 게임스탑의 개미들을 보면 정상으로는 볼 수 없다. 기업가치에 비춰보면 비정상적이다. 제 생각에는 개인투자자들은 분리된 개인이었다. 지금은 정보도 많아지고 연결성 많아져서 그 자체가 큰 힘으로 대두되는 상황이다. 개인들이 메인 스트림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들이 똑똑했다는 것은 시장 상황이 말해주는 것이다. 증시가 조정을 받게 되면 유튜브 주식 채널들이 재평가를 받게 된다. 그 때 똑똑해졌는지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개인들의)자기 결정력은 커졌다. 하지만 정보가 많다고 스마트해졌다고 볼 수는 없다. 과거에도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들의 생각이 밖으로 노출될 수단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양질의 정보가 많아진 것이다. 유통이 되는 모든 정보가 좋은 정보라고 할 수 없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Q.‘빚투’에 나서는 동학개미도 많다. 가장 주의해야할 리스크는

A:장기 추세로 상관 없이 조정이 나올 개연성이 있다. 이를테면, 3~4년 올라가는 장의 초반, 중반일수도 있지만 올라가더라도 등락이 있다. 그런데 부채를 내면 일시적인 조정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지금처럼 큰 조정 없이 올라온 상황에서는 먼 장기 전망과는 상관이 없어진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조정이 상관없는, 11월부터 굉장히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개인들은 잘 모르는데 포지션 잡는 것은 나쁜 투자 행태다. 레버리지 일으켜서 사는 것은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싶다. ‘시간을 이기는 돈’, 이 말은 만기 없는 돈을 뜻하는 데 그런 자금으로 해야 한다. 

Q.동학개미들은 공매도 재개를 반대하는데

A:공매도에 대해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의식이 조금 과한 것 같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에 대해 동의하진 않는다. 다만 그들이 금융소비자다. 공매도가 불투명한 점, 클리어하게 하자는 한 쪽이 있고. 아예 없애자는 쪽이 있다. 없애자는 쪽에는 동의하진 않는다. 개인 투자자도 결국 금융소비자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그들의 불만을 완화시키는건 필요하다. 개인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우려를 당국이 앞장서서 완화 시켜야한다. 개인도 공매도를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공매도를 권장해야하는 게 맞는지는 의문이다. 공매도는 손실이 무한대가 될 수 있어서다. 기회 평등은 중요하지만, 공매도의 위험성이 큰 점은 반드시 염두해야 한다. 공매도는 리스크 관리 자본력이 있는 기관 등이 할 수 밖에 없는 영역이기도 하다. 정보 비대칭성도 있기 때문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기 보다는 공매도가 갖는 성격 자체가 그러한 것이다. 그럼에도 금융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과 요구 사항에는 기관과 당국이 성실하게 응해야할 책무가 있다.

신영증권 김학균 리서치센터장
Q. 동학개미에게 조언하는 투자 전략. 한 가지만 꼽는다면

A:투자는 평생하고 사는 것이다. 시간을 사는게 투자의 본질이다. 이게 올림픽이 아니다. 일주일 반짝 해서 금메달 따는게 아니다. 프로리그처럼 장기간 레이스다. 시간을 길게 늘릴 수록 실패확률이 낮아진다. 똑똑한 사람이 돈을 벌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똑똑하지 않다고 인정해도 돈을 벌 수 있다. 투자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하는 것이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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