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범 올 때 됐는데..\" 모니터링 나선 백령 주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하다가도 혹시 물범이 왔나 물범 바위 쪽을 망원경으로 보곤 합니다."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주민 박찬교(진촌리·70)씨는 어제도 지질해설을 위해 심청각에 올랐을 때 전망대 망원경으로 점박이물범이 쉬는 하늬바다의 물범바위와 부근 인공쉼터 주위를 꼼꼼히 살폈다.
백령도 주민단체인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점사모) 활동을 하는 박 씨는 "물범은 지질유산과 마찬가지로 지역을 대표하는 소중한 자연유산"이라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랴오둥 해빙서 번식 마치고 집결..지난해엔 예년보다 1달 일찍 와
“일하다가도 혹시 물범이 왔나 물범 바위 쪽을 망원경으로 보곤 합니다.”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주민 박찬교(진촌리·70)씨는 어제도 지질해설을 위해 심청각에 올랐을 때 전망대 망원경으로 점박이물범이 쉬는 하늬바다의 물범바위와 부근 인공쉼터 주위를 꼼꼼히 살폈다.
백령도 주민단체인 ‘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점사모) 활동을 하는 박 씨는 “물범은 지질유산과 마찬가지로 지역을 대표하는 소중한 자연유산”이라고 말했다. 그가 요즘 물범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물범이 올 때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2월 22일 물범바위에서 3마리를 처음 관찰했는데 예년에 어민들이 본 것보다 1달이나 이른 시기였다.
따라서 물범이 올해도 일찍 서식지로 오는지 확인하는 것은 이 멸종위기 동물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된다. 점박이물범은 서해의 최북단인 중국 보하이 해 랴오둥만의 해빙 위에서 번식한 뒤 3월부터 새끼를 데리고 백령도에 남하해 늦가을까지 서·남해와 동해안에서 산다.
백령도는 점박이물범의 세계 최남단 무리가 이동 전후에 모여 휴식을 취하는 중요한 서식지이다. 따라서 고래연구소 등 전문가들의 정기조사 말고도 섬에 상주하면서 물범을 지속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 백령도 지역주민이 나선 시민 과학 사업인 점박이물범 모니터링 사업이 2019년 시작된 이유이다.
인천녹색연합 황해물범 시민사업단은 17일 발표한 2차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지난해 2월∼12월 사이 182일 동안 20명이 모니터링에 참여해 최대 개체수 180여 마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물범의 주 서식지인 하늬바다와 연봉바위, 두무진에서 어선을 이용해 동시에 관찰한 것이다.
보고서에는 상시 관찰을 해야만 알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코로나19 여파로 지역주민들이 각종 모임을 열지 못하자 가족 단위로 바닷가에 나와 체험학습 등을 하자 물범이 해안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행동을 보였다.
또 2018년 해양수산부가 물범바위 인근에 조성한 암초인 물범 인공쉼터는 이듬해 8차례에 걸쳐 물범이 이용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지난해 조사에서 이용한 날이 2일에 그쳤다.
인공쉼터의 암초가 자리를 잡으면서 해조와 어류가 모여들고 주민과 어민이 근처에서 낚시, 통발 설치, 다시마 채취 등을 하거나 인공 암초 위에 직접 올라가기도 하면서 물범이 접근을 꺼렸을 가능성이 있다. 박정운 황해물범 시민사업단장은 “애초 인공쉼터의 설립 목적에는 어민을 위해 수산자원을 증식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며 “물범 보전과 어민 소득증대가 충돌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황해의 점박이물범 집단은 1940년대 8000마리에 이르렀지만 1980년대 2300마리, 1990년대 초 1000마리로 줄었다. 보하이 만 일대의 급속한 개발과 갯벌매립, 수질 오염, 약재와 관람용 밀렵 등이 원인이었다.
이에 남·북한과 중국에서 점박이물범 보호에 나서면서 1500마리 수준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 감소, 수산자원 남획으로 인한 먹이 감소 등이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떠올랐다. 박정운 단장은 “중국과 정보교류를 활성화해 번식지와 서식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물범 보호에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신현수 “창피해 더는 못하겠다”…결정타는 박범계 ‘대통령 직보’
- 감출 수 있는 비밀은 없다…스포츠 폭력, 괴물은 누구일까
- MB, 차명 부동산 임대수익 관련 세금 취소소송 일부 승소
- ‘차등의결권’ 때문에 미국 증시로? 쿠팡 내부서도 고개 갸웃
- ‘신현수 사의표명’에 한숨 쉬는 여당, “권력암투” 날 세운 야당
- 숨지기 하루 전, 16개월 영아 정인이는 모든 걸 포기한 모습이었다
- [김은형의 너도 늙는다] 엄마가 죽으면 어떡하지?
- 지나치게 싸늘하고 냉담한 일본…이래선 관계 개선 쉽지 않다
- 이용수 할머니, 하버드생들에 “‘위안부는 매춘부’ 교수 무시하세요”
- 보수개신교단체 “대면예배 금지는 위헌” 헌법소원 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