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놓고 美中 입장차, 美 '우려' 中 '반론'
- 中 군부 쿠데타 배후설 "터무니 없는 소리"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고 중국은 그 동안 미온적인 태도에서 ‘쿠데타 배후설’에 대한 적극적인 반론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가택 연금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추가 기소된 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석방을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얀마 정세와 관련, “우리는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추가 범죄 혐의로 기소했다는 보도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군부가 부당하게 구금된 모든 민간 및 정치 지도자, 언론인, 인권 운동가들과 시민사회의 다른 구성원들을 즉각 석방하고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복원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일으키고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쿠데타 직후 가택 연금된 수치 고문은 3일 불법 수입된 워키토키를 소지하고 당국의 허가 없이 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로 기소된 데 이어 최근 자연재해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는 장기 구금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중국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배후설을 적극 부정하며 급격한 입장 변화를 보였다. 동남아시아 지정학적·정치·경제적 핵심 우호국인 미얀마 내에서 반중정서가 확산되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첸하이 주미얀마 중국 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언론매체와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은 중국이 바라는 바가 절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되는 ‘군부 쿠데타 배후설’에 대해선 “완전히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중국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에도 중립적인 태도를 고수해왔다.
미국 등 서방국가의 압박에도 “안정을 희망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데 그쳤으며 지난 2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선 러시아와 함께 아예 미얀마 군부 비판을 거부했다.
일부에선 시위 진압을 위한 정보기술(IT) 전문가 파견설이 제기됐고 화물기를 통해 무기를 지원한다는 의혹도 나왔다. 미얀마 인터넷 방화벽 설치에 중국 기술진이 투입됐다는 소문 역시 돌았다.
이로 인해 미얀마 내부에서 중국을 비판하는 여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서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되고 미얀마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는 연일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현수막에는 ‘중국이 쿠데타 배후에 있다’, ‘중국이 미얀마 민주주의를 깨트린다’, ‘중국이 미얀마 자원을 빼앗는다’ 등이 적혀 있다.
미얀마 18개 학생회는 지난 1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중국이 좋은 이웃으로서 역할을 하려면 쿠데타로 권력을 갈취하고 미얀마 국민이 선출한 합법정부 지도부를 부당하게 구금한 군사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얀마는 동남아에서 중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국가다. 미얀마 사회간접자본시설(인프라) 최대 투자국이며 2019년 기준 미얀마 수출입의 3분의 1이 중국과 거래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초창기 시점인 지난해 1월 미얀마를 단독 국빈 방문했다. 중국 국가주석의 미얀마 방문은 19년 만이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우호국을 확대하고 시 주석의 핵심 사업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당시 제기됐다. 실제 중국은 미얀마~중국 윈난성 쿤밍까지 이어지는 770여km의 송유관을 중심으로 도로·철도·경제구역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미얀마 경제회랑이다.
따라서 중국의 입장 변화는 여론 악화로 미얀마와 관계가 틀어질 경우 동맹국 확보와 경제적 협력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첸하이 대사는 “중국은 군부, 이전 문민정부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면서 “미얀마의 정치적 변화를 사전에 통지받지 못했으며 미얀마가 불안정해지거나 혼란에 빠지기보다 모든 일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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