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택시 노사 갈등.."택시기사는 AI가 아닙니다"

박현익 기자 2021. 2. 1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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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됩니까. 잘못된 노동정책, 임금정책을 펼치면서 플랫폼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기사들을 착취하고 있습니다."17일 낮 12시.

카카오모빌리티(대표 류긍선) 본사가 있는 경기 성남시 판교 알파돔타워 건물 앞에서 카카오 소속 택시기사 18명이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카카오 소속 택시기사들은 지난해 초부터 회사에 임금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에 대한 단체교섭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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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1년간 단체협약 요구했지만 ‘불통’에 시위
"뒤늦게 원칙 세운 뒤 돌아온 건 근로상 불이익"
회사 강경 대응에 최근 2주 사이 6명 잇달아 퇴사

카카오모빌리티 계열사 진화택시의 이상섭 노조위원장이 17일 오후 카카오모빌리티 본사가 있는 판교 알파돔타워 건물 앞에서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고 있다. /박현익 기자

"카카오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됩니까. 잘못된 노동정책, 임금정책을 펼치면서 플랫폼이란 이름으로 포장해 기사들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17일 낮 12시. 카카오모빌리티(대표 류긍선) 본사가 있는 경기 성남시 판교 알파돔타워 건물 앞에서 카카오 소속 택시기사 18명이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회사 측이 단체협약 교섭을 고의로 지연하고 이 과정에서 기사들에게 근무상 불이익을 주는 등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이날 시위에서 "택시기사도 인간이다",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하라", "카카오는 반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나선 기사들은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 소속 직원들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중개업을 영위할 뿐만 아니라 직접 택시 회사를 사들여 1000명가량의 택시기사들과 고용 관계를 맺고 있다. 사납금을 내고 운행하는 일반 택시와 달리 카카오 소속 기사들은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월급을 받고 근무한다.

카카오는 티제이파트너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 아래 총 9개의 택시 회사를 두고 있는데 이중 KM1(카카오모빌리티1)과 진화택시 소속 각 9명이 이날 시위에 참여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도권에서 10인 이상 집회를 금지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집회 참가자들은 5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는 정부 방역 수칙에 따라 4명씩 나눠 카카오를 향해 시위를 했다.

카카오 소속 택시기사들은 지난해 초부터 회사에 임금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에 대한 단체교섭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KM1과 진화택시 등 사측에서 "검토할 시간을 달라", "기사들이 원하는 안을 가져오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단체교섭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고 결국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택시기사들은 설명했다.

KM1의 홍성모 노조위원장이 고용당국에 회사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진정 접수하고 회사 앞 1인시위까지 하며 상황은 진전되는 듯했다. 지난 2일 회사가 노조를 불러 교섭원칙을 세운 것이다. 양측이 자필서명한 원칙에는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책임자(에 대한) 합당한 조치와 교섭위원 배제’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곧장 회사는 교통사고 이력이 있는 택시기사들의 약점을 잡고 근무상 불이익을 주기 시작했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택시기사들은 주간 또는 야간조로 나뉘어 자신의 여건에 맞는 시간대에 근무를 하는데 이를 뒤바꿔 버리거나 기존에 타고 있던 차를 노후 차량으로 바꾸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의 이러한 강경대응에 최근 소속 택시기사 6명이 잇달아 퇴사했다.

이상섭 진화택시 노조위원장은 "회사에 여러 차례 대화를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자리 한 번 마련되지 않아 결국 행동에 나서게 됐다"며 "지금처럼 불합리한 대응으로 일관하면 앞으로도 계속 맞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티제이파트너스 관계자는 "매년 진행되는 택시업계의 임금협정에 따라 근로조건에 대해 준비중인 단계다"라며 "코로나19 등 현상황을 극복해 회사와 기사가 공존할 방안을 모색하는데 일정 시간이 소요되고 있을 뿐 단체교섭을 지연 또는 회피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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