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공주의 셀카 폭로 "아버지가 나를 감옥에 가뒀다"
아랍에미리트(UAE) 연방국가인 두바이의 공주 셰이카 라티파(35)가 아버지에 의해 감금돼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BBC가 16일(현지 시각) 공개한 영상에서 라티파 공주는 “나는 감옥으로 개조된 대저택에 갇혀 있다”며 이같이 증언했다. 라티파는 두바이 국왕인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자녀 30여명 중 한 명이다.
라티파는 2018년 2월 “아버지가 내 자유를 억압한다. 차라리 햄버거 패티를 굽는 삶을 살겠다”며 미국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요트를 타고 에미레이트 해역을 통해 미국으로 넘어가려 했지만, 인도양에서 두바이 특수부대원들에게 붙잡혀 본국 송환됐다. 이후 3개월간 알-아위르 중앙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한 별장으로 옮겨져 감금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BBC가 공개한 영상은 라티파가 두바이 송환 약 1년만인 2019년에 스스로 촬영한 것이다. 라티파 공주의 핀란드인 친구 티이나 자우하이넨이 공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방송국에 영상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라티파 공주는 셀카 영상에서 “나는 인질이고 (내가 감금된) 별장은 감옥으로 개조됐고 창문은 모두 잠겼다”며 “집에는 다섯 명의 경찰관이 있고 두 명의 여경이 항상 나를 감시하고 있어 매일 안전을 위협받고 있고 바깥으로 나갈 수조차 없다”고 했다. 이어 “다시는 태양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위협을 받았다”며 “어떠한 의료적 법률적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라티파 공주는 욕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이 영상을 촬영했다. 그는 촬영 장소에 대해 “내가 유일하게 감시를 받지 않는 곳”이라고 했다.
라티파 공주는 영상에서 2018년 실패로 끝난 탈출 시도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그는 “(탈출을 위해 타고 있던) 요트에 갑자기 15명 이상의 특공대원들이 들이닥쳤고, 그 중 한 명이 내게 주사를 맞히려 했다”며 “내가 그의 팔뚝을 깨물고 거세게 저항하자 여러 명이 나를 붙잡고 주사를 놓았으며 나는 곧 비행기로 옮겨져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라피타 공주는 앞서 2016년에도 탈출을 시도했다가 붙잡힌 적이 있다. 그는 당시 “아버지가 내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감시한다”며 “내가 이동하는 시간과 장소, 먹는 것까지 모두 감시 받는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BBC는 “공주는 2016년 붙잡힌 이후 독방에 갇힌 채 생활했고, 침대 밖으로 끌어 내려져 폭행을 당하는 일이 잦았다”고 보도했다.
두바이 당국은 지금껏 라티파의 탈출 시도에 대해 “공주가 조울증을 앓고 있어 충동적으로 행동한다”고 해명해왔다. 그의 탈출을 막는 것에 대해 보호 행위라고 둘러댄 것이다. 공주가 두번째 탈출 시도에 실패한 2018년 말에는 공주의 33세 생일 기념사진을 올리며 “공주는 가족들과 함께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과거 라티파 공주에 대해 “정신이 불안정한 어린 여성”이라고 주장한 전직 유엔 인권대사 메리 로빈슨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공주의 가족에게 끔찍하게 속아 잘못된 발언을 했다”고 고백했다.
BBC가 라티파 공주의 영상을 공개하자 두바이 국왕이 공주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BBC는 “(영상을 건넨) 자우하이넨이 공주의 증언 영상을 유엔 등 인권단체에 제출했다”면서 향후 국제사회가 라티파 공주 문제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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