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더인터뷰] '노크·철책' 이어 '헤엄 귀순'..뻥 뚫린 軍 경계망
■ 진행 : 강진원 앵커
■ 출연 : 문성묵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최전방 경계가 또다시 뚫렸습니다. 노크 귀순, 철책 귀순에 이어 헤엄 귀순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경계 허점. 무엇이 문제일까요. 남북관계와 함께 짚어봅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문성묵]
안녕하십니까?
[앵커]
앞서 국방부 취재기자 통해서도 동해 어제 민통선 부근 철책 경계가 뚫린 사실을 전해 드렸는데 관련된 내용을 정리를 다시 한 번 해 주시죠.
[문성묵]
말씀하신 대로 어제 새벽이죠. 새벽에 4시 20분경에 아마 이 귀순한 남성이 우리 쪽 해안에 상륙을 한 것 같고요.
상륙 이후에 우리 육지로 넘어와서 발견된 지점까지 가는 동안 여러 차례 우리 CCTV라든지 이런 경계장비에 포착이 됐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실제 통과한 곳은 통일전망대 인근에 있는 해안철책 배수구를 통과했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렇다면 그 과정에서 그런 몇 차례의 장비 포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그 인원을 제대로 조치하지 못했는가. 결국은 진돗개 하나, 경계작전 태세를 발령하고 그리고 민통선 인근에서 신병을 확보했다고 얘기하거든요.
앞서 앵커께서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그동안 노크 귀순, 철책 귀순. 이어서 이번에 이런 사태. 잇따라 경계망이 뚫리는 이런 상황. 그때마다 군은 철저하게 경계태세를 완벽하게 하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다시 이런 상황이 발생을 했기 때문에 군으로서는 참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아마 그런 상황이 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앞서 그래픽 다시 한 번 보여주시겠습니까? 그걸 보면서 설명을 드릴게요. 일단 합참에서는 해상을 통해서 남하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고 했는데 일단 어떻게 보면 북한 동해 쪽에서 헤엄을 쳐서 내려와서 우리 지역에서 철책 밑에 있는 배수로가 있나 보더라고요. 그걸 뚫고 들어왔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문성묵]
네, 지금 보면 우리 철책, 다시 말하면 지상에 설치돼 있는 철책 GOP를 넘어온 것 같지는 않아요. 실제 잠수복이 발견됐고 오리발이 발견됐고. 그래서 말씀해 주신 대로 북측 해안에서 출발을 해서 헤엄을 쳐서 우리 쪽, 다시 말하면 바다에 있는 NLL을 넘었겠죠. 북방한계선을 넘어서 우리 쪽으로 넘어왔고 결국은 지금 말씀해 주신 대로 통일전망대 인근. 제진검문소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그 인근의 배수구를 통과했는데 사실은 그쪽에도 철책이 일부 있을 거고요, 해안의 철책이.
그리고 배수구에도 역시 사람이 통과할 수 없도록 뭔가 조치를 해 놨을 텐데 그걸 통과했다고 하는 점. 이 부분이 아마 이 사람이 실제 그걸 훼손하고 넘어왔는지 아니면 자체가 이미 훼손돼 있었는지, 그런 부분들은 정밀하게 확인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센터장님, 그리고 관계당국의 추가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정확하게 남하 경위, 남하 의사를 살펴야 되겠지만 일단 알려진 바로는 귀순 의사를 밝혔다라고 전해지고 있는데 한겨울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추운데 바다를 헤엄쳐서 잠수복을 입고 온다는 게 일반 민간인으로서 가능한 일일까요?
[문성묵]
그건 상당히 어렵다고 봐야 되겠죠. 저도 그런 부분들이 의심되거든요. 물론 귀순 의사를 밝혔다고 말은 하지만 한겨울이고 또 오리발과 잠수복을 입었고. 물론 그것이 군용 물건은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그러나 민간인을 가장한 특수요원이라든지 이런 요원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말고 철저한 심문 과정을 통해서 위장 귀순이라든지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그런 후속조치도 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일단 이 부분은 관계당국이 조사를 하고 있으니까 추가적으로 내용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앞서 센터장님께서 철책 밑에 배수구 철망 같은 것이 훼손됐다는 말씀을 해 주셨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비슷한 사례가 지난해에도 있었지 않습니까? 오히려 반대로 탈북민이 북한으로 넘어가는 과정, 서해 쪽이었죠, 강화도 쪽이었는데. 이렇게 철책 밑에 있는 배수로가 통로가 되고 있다는 것이 우려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는데요.
[문성묵]
그럼요. 작년 같은 경우는 그 부분이 아마 철근 같은 걸로 이렇게 망을 쳐놨을 거예요. 그런데 그쪽으로 물이 빠져나가고 또 여러 가지 불순물들이 빠져나가면서 그것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작년 7월 같은 경우는 아마 그렇게 해서 넘어간 것 같아요.
이번에는 앞서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그것이 훼손된 것인지 아니면 물리적으로 그걸 뜯고 넘어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이 월북 또는 남하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하는 점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될 것 같아요.
거기뿐만이 아니라 여러 통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혹시 손상된 부분이 있는지 없는지를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관련해서 최근 뚫린 군 경계망 관련한 사례가 있는데 앞서 말씀해 주셨던 건 지난해 7월이죠. 탈북민이 강화도에서 어떻게 보면 이것과 비슷한 사례로 배수로를 통해서 넘어간 사례이고. 또 앞서도 2019년도에는 강원도 삼척항에서 목선이 귀순했는데 그때까지 우리 경계태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군 최고책임자가 사과하는 일까지 있었지 않습니까?
[문성묵]
그럼요. 그때 당시에도 목선이 넘어왔고 그걸 우리 민간인이 발견해서 신고를 하는 상황이 발생했거든요. 소위 목선 귀순 사건이라고 얘기했고 당시 장관도 사과를 했고 군의 주요 직위자들이 문책을 받았던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 일이 있은 후에 경계작전태세를 철저히 강화하고 또 애를 썼지만 작년 7월에 그런 사건이 또 있었고요. 그 이전에는 오청성 귀순 사건 같은 경우는 그것과는 대비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좀 다른 얘기지만 어쨌든 경계작전에 실패한다는 것은 이건 귀순 의사를 가진 민간인,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민간인이라고 하는 점에서는 그나마 그래도 다행이다.
또 그리고 사후라도 그 인원을 신병을 확보했지만 만약에 침투부대가 그렇게 침투하는 상황이 발생이 된다면 우리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군도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엄정하게 조치한다고 하니까 다시 이런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겠죠.
[앵커]
관련해서 첨단감시장비 등이 설치돼 있지 않습니까? 그게 제대로 작동을 안 한 겁니까?
[문성묵]
작년에 GOP 22사단 그쪽 지역으로 넘어온 인원의 경우, 체조선수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실제 감시센서가 작동 안 됐다는 거란 말이죠. 제가 알고 있기로는 설치가 된 이후에 그것을 재점검, 정비하는 과정이 좀 소홀했다,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실제 보면 감시하기 위한 장비 TOD 야간감시장비라든지 이런 경계를 위한 감시장비, 그다음에 센서, 통과를 감지하기 위한 그런 장비들이 설치돼 있어요.
왜냐하면 전 정면에 인원들을 배치해서 감시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감시장비를 설치하는데 이런 감시장비라고 하는 것도 역시 인원이 계속 점검해 주고 정비해 주고 24시간 가동되는 상태로 유지를 해야 되거든요.
그렇다면 이것이 작년 같은 경우는 그 센서에 문제가 있는 걸로 확인이 됐습니다마는 지금 감시, 야시장비라든지 여러 가지 장비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이 부분도 봐야 될 것이고요.
두 번째는 경계작전이 제대로 수립이 되어 있는가. 예를 들어서 너무 작전 범위가 넓지 않은가, 또 지형적으로 사각지역이 혹시 존재하지 않는가? 이런 부분들을 전반적으로 봐야 되고요.
끝으로 한 가지 관심을 가져야 될 부분은 근무하는 장병들의 근무기강이라든지 어떤 숙달, 이런 것들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지휘, 보고체계, 이런 것들도 다시 한 번 점검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앵커]
일단 센터장님, 전투에 실패한 건 용서해도 경계에 실패한 건 용서할 수 없다는 그런 군내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별하게 군 당국도 각성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문성묵]
그렇습니다.
[앵커]
일단 이어서 북한 움직임, 전반적인 동향과 관련된 이야기도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북한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문성묵]
그렇죠.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이 된 이후에 취임식을 하고 꼭 한 달 정도 됐지 않습니까?
[앵커]
1월 21일날 취임을 했으니까요.
[문성묵]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북한은 공식적으로 공식매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언급 자체도 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거든요. 제가 볼 때는 아마 그건 의도적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는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대남, 대미 이런 메시지도 있습니다마는 중요한 것은 내치, 내부 문제가 워낙 복잡하고 어렵다. 이것이 결국 중요한 원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센터장님, 우리 입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북한이 어떻게 보면 대미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 도발을 하지 않을까, 이 부분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인데. 일단 또 눈여겨봐야 할 게 오바마 행정부 때죠. 2012년도에 2.29 북미합의가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미합의가 끝나고 나서 바로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합의가 깨지고 이후에 오바마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전략으로 전환이 됐는데 그때 이런 과정 자체를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현 대통령도 다 알고 있는 거잖아요.
[문성묵]
그럼요. 그 이유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는데 2.29 합의가 있었고, 그 당시에 보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고 김정은이 아버지의 권력을 물려받고 결국 2.29 합의를 김정은 위원장이 깨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오바마 정부가 전략적 인내로 돌아섰고 결국 물론 그것이 평가가 엇갈립니다마는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얻고자 하는 것들을 얻지 못했고, 사실은 트럼프가 되기를 원했지만 원치 않은 바이든 정부가 들어왔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본인이 일단 조금 관망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하신 대로 과거에 그런 사례도 있었고 지금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이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행동을 하는 것은 모든 가능성을 차단해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좀 계산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앵커]
네, 일단 제가 지금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북한 핵 일지를 보니까 2012년에 2.29가 타결됨, 이렇게 되어 있는데 이 부분 한번 추가로 확인해 봐야겠네요, 연도 관련해서요. 알겠습니다.
이어서 또 다른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대로 지켜보고 있다, 이런 얘기인 것 같은데 이 지켜보는 시점, 기간은 어느 정도 된다고 보십니까?
[문성묵]
그러니까 지금 일각에서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도 내부 문제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 대해서 우선순위를 두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전반기까지는 어렵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데 제가 볼 때는 꼭 그렇지는 않으리라고 봅니다.
바이든 대통령도 그랬고 블링컨 국무장관도 북한 문제에 대해서 여러 차례 언급을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제가 볼 때 분수령은 한미연합연습이 진행되는 3월 중순 정도가 북한의 행동 여부, 또 미국도 아마 그때까지는 뭔가 입장을, 아주 구체적인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안 나오더라도 전반적인 틀과 방향들은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걸 가지고 동맹국인 우리와 협의를 해야 될 겁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방향들이 정리가 되면 공개적이든 비공개든 북한과 협상을 타진하고 그렇게 해서 움직임이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이렇게 북미 간에 어떻게 보면 탐색전, 신경전, 기싸움, 이런 형국이지 않습니까? 이 사이에서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요?
[문성묵]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서두르지는 않는 게 좋겠다라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얘기를 한 것은 지금 바이든 정부의 대북기조, 입장 그런 것들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트럼프 행정부 기간 동안에 대북 협상.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문제였는지를 어느 정도 파악을 했으리라고 보고요.
지금 바이든 정부가 갖고 있는 생각, 대통령과 국무장관과 전반적인 이 기조와 조율을 해야 되거든요. 지금 상황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미국 정부와 우리 정부가 공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6.12 싱가포르회담의 합의를 기초해서 협상을 해 나가자고 하는 것은 지금 바이든 정부와는 맞지 않는 얘기거든요. 따라서 그런 얘기보다는 정말 기초, 처음부터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바이든 정부와 조율, 인식과 상황을 조율하고 목표를 공유하는 그런 공조가 지금으로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과 함께 관련된 이야기 나눴습니다. 센터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문성묵]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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