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느리다" 6·8세 남녀어린이 손찌검한 피아노학원장

법원 "피고인 행위, 학대에 해당"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한다는 이유로 원생들을 체벌한 혐의를 받는 40대 음악학원 운영자가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단독 이장욱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 아동학대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43·여)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1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제주도에서 음악학원을 운영 중이던 A씨는 2019년 11월 피아노 교습 도중 원생 B(9)양과 C(8)군의 신체 일부를 때리거나 밀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원생들의 수업 진도가 느리자 "다들 이거는 쉽게 넘어가는데 왜 너만 못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원생들을 손찌검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검찰 측 공소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원생들을 때리지 않았으며, 설령 그런 행위를 했더라도 '정당행위'일뿐 학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와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 아동들은 사건 당시 상황과 경위, 피해 부위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이들이 허위 진술을 할 이유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이 판사는 "증거를 종합하면 만 8세, 6세에 불과한 아동에게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행위를 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의 행위는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 범행 후 정황과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해 벌금형을 선택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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