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학교 수업도 듣는다" 고교학점제 실제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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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당곡고는 3년차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다.
고교학점제에서는 과목이 다양할수록 학생의 선택권이 넓어지는데, 한 학교에서는 개설할 수 있는 과목 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유캠퍼스를 통해 그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셈이다.
고교학점제 운영 학교들은 적은 학생이 선택하더라도 수업을 최대한 보장해 준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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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부터 고민을 거쳐 본인의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기 때문에 학생들 만족도는 높습니다"(심중섭 당곡고등학교 교장)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당곡고는 3년차 고교학점제 연구학교다. 당곡고 2~3학년 학생들은 지난해 수업의 약 40%를 직접 선택해 수강했다. 과학의 경우 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중 한 과목을 고르는 식이다.
교육부가 17일 2025학년도부터 모든 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된다고 밝힌 가운데 미리 고교학점제를 시범 운영한 학교들은 도입 전 학교들의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당곡고 학생들은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는 없지만, 옆 학교에 있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당곡고가 근처 영등포고, 수도여고, 신림고와 함께 '공유캠퍼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들은 각각 소프트웨어(SW), 과학교과, 사회교과, 제2외국어교과 특성화 학교다.
공유캠퍼스는 권역 내 학교들이 교육과정‧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는 제도다. 고교학점제에서는 과목이 다양할수록 학생의 선택권이 넓어지는데, 한 학교에서는 개설할 수 있는 과목 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유캠퍼스를 통해 그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셈이다.
심 교장은 "(한 학교 내에서는) 소수 학생만 희망해서 개설하기 힘든 과목이 있을 수 있지만, 각 학교에서 모이면 인원이 커져서 개설이 가능하다"며 "또 각 학교의 특색 프로그램을 공유하면서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구조"라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당곡고에 다니는 학생은 신림고에서 스페인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 학교들에서 공유캠퍼스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은 지금까지 방과 후에 다른 학교로 이동해 수업을 들어야 했지만, 이제 자신이 다니는 학교 안에서도 수업을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심 교장은 "원격수업 공간을 만들어 이동하지 않고 올해부터 실시간 수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교학점제 운영 학교들은 적은 학생이 선택하더라도 수업을 최대한 보장해 준다는 입장이다. 안옥현 불암고등학교(고교학점제 연구학교) 교감은 "지난해에는 10명 이하 수업도 있었다"며 "최소 인원을 특별히 정하지는 않고 가능하면 개설해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선택권이 넓어져 학생들의 만족감은 높아질 수 있지만, 성적 산출 및 대학 연계 방안, 교사 업무 부담 증가 등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고교학점제 체제 하에서 학점은 성취도에 따라 A~E와 I(Incomplete) 등 6개로 나뉜다. 심 교장은 "고교학점제라는 취지를 따지면, 이 같은 평가제도가 맞는 방향"이라면서도 "대학은 아무래도 성취평가제를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라 교사들의 업무 부담도 대폭 커질 전망이다.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맞춰 적절한 과목을 선택하고 모두 이수할 수 있게 지도하는 역할이 필요해졌다.
지난해부터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강상욱 서울로봇고 교장은 "각 학교에서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해야 된다"며 "선생님이 일일이 학생들에게 안내를 해야 하고, 운영 취지를 잘 설명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 교장은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선택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당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학생들이 기본 교육 과정을 하기도 바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선택 과목을 하겠다고 하지 않았다"며 "현재 입시 제도 하에서는 내가 좋다고 무조건 선택 과 목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참여를 높이기 위해 로봇고에서는 타과 수업을 일정 시간 들으면 부전공을 준다.
또 학생들의 학교 간, 교실 간 이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이동으로 인한 학생 부담이나 안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심 교장은 "(학교 간 이동의 경우) 이동수단에 대한 고민도 있다"며 "온라인 수업 지원을 위한 시설이 더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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