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구찌는 도라에몽을 입는다

글 오한별 2021. 2. 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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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만능 주머니가 달린 고양이 로봇 도라에몽부터 이웃집에 사는 털북숭이 비밀 친구 토토로까지. 어린 시절 우리의 동심을 사로잡았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하이엔드 패션이 만났다.

커다란 머리에 짧은 팔다리를 가진 ‘도라에몽’이 클래식한 구찌의 시그니처 GG 모노그램 위에 매력을 뽐내는 ‘구찌×도라에몽 캡슐 컬렉션’.
만화영화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도라에몽’이나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스튜디오 지브리’의 '이웃집 토토로’,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에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유입된 외국 애니메이션들은 어린 시절로 데려가 주는 타임머신 같은 고마운 존재다. 이러한 애니메이션의 문화적 파급력이 커지면서 하이엔드 패션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뉴트로(New+Retro) 트렌드가 사회 전반적으로 인기를 모으면서 패션계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실험적이면서 독특한 디자인에 열광하는 Z세대(1990년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소유욕까지 자극하는 분위기다. 

구찌는 지난 몇 시즌 동안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의 가능성과 역량을 직접 확인한 브랜드 중 하나다. 지난해에는 '쥐의 해’를 맞아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 마우스를 그려 넣은 '디즈니×구찌 캡슐 컬렉션’을 선보여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올해는 탄생 52주년을 맞이한 도라에몽에 주목했다. 동글동글한 커다란 머리에 짧은 팔다리를 가진 고양이 로봇 캐릭터로, 1969년 일본 만화가 후지코 F. 후지오가 만든 일본의 국민 만화 '도라에몽’의 주인공이다. 이 깜찍한 캐릭터는 클래식한 구찌의 시그니처 GG 모노그램 위에 눕고, 뛰고, 입맛을 다시며 발칙한 매력을 뽐낸다. 2021년을 맞아 뿔과 꼬리를 달고 '소의 해’ 버전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도라에몽도 만나볼 수 있다.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은 ‘자연과의 조화’가 이번 컬렉션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곳곳에 숲의 정령인 토토로와 그의 친구들을 그려 넣었다.
로에베가 공개한 S/S 캡슐 컬렉션에서도 의외의 조우가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다. 스튜디오 지브리가 1988년 발표한 '이웃집 토토로’의 토토로가 그 주인공.
토토로는 곧장 하늘로 둥실둥실 떠오를 것 같은 귀엽고 포근한 캐릭터로 아름다운 자연과 동심을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이기도 하다.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은 '자연과의 조화’가 이번 컬렉션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가죽 재킷, 후드 티셔츠, 백 등 아이템 곳곳에 숲의 정령인 토토로와 그의 친구들을 그려 넣었다. 
코치의 ‘미키 마우스×키스 해링’ 컬렉션. 재킷, 백, 스웨트셔츠 등 다채로운 아이템으로 선보였다.
코치도 지난해 12월 '미키 마우스×키스 해링’ 컬렉션을 공개했다.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미키 마우스 일러스트를 재해석한 스페셜 에디션으로 재킷, 백, 스웨트셔츠 등 다채로운 아이템으로 선보였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는 ‘실버 스누피 어워드’를 기념해 2003년과 2015년에 ‘실버 스누피 어워드’ 에디션을 출시했고, 이번에 50주년 기념 세 번째 에디션을 선보였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오메가는 지난해 10월 추억의 캐릭터인 스누피를 또다시 소환했다. 스누피는 1950년대 미국에서 탄생한 만화 '피너츠’의 주요 캐릭터이자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안전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다. 1970년 미국항공우주국은 오메가에 '실버 스누피 어워드(우주 계획 중에서 특히 큰 공적을 올린 회사나 그룹에 미국 항공우주국 본부가 수여하는 명예상)’를 수여한 바 있다. 이를 기념해 오메가는 2003년과 2015년에 '실버 스누피 어워드’ 에디션을 출시했고, 이번에 50주년 기념 세 번째 에디션이 나온 것이다. 세 번째 모델은 다이얼에 새겨진 스누피가 특징이다. 그동안 시계 애호가들 사이에서 한정판이라 구하기 힘들다는 불평이 많았던 스누피 기념 에디션은 앞으로 넉넉한 수량으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슈프림의 2020 F/W 컬렉션 파트너는 ‘개구쟁이 스머프’. 최고의 스트리트 브랜드와 추억의 캐릭터와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하이패션 브랜드부터 서브컬처 아티스트까지 다채로운 협업을 전개하는 슈프림의 2020 F/W 컬렉션 파트너는 '개구쟁이 스머프’였다. 벨기에 출신의 작가 피에르 퀼리포르가 그린 '개구쟁이 스머프’는 깊은 산속 작은 버섯 마을에 사는 파란 난쟁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으로, 1980년대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며 2017년 실사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최고의 스트리트 브랜드와 추억의 캐릭터와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하게 느껴진다. 

추억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으면 마음은 아직 어린데 몸만 훌쩍 커버린 느낌이 든다. 서글픈 건 사실이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내가 번 돈으로 마음껏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사실. 도라에몽이 말한다. 어린 시절 처음 봤던 그 느낌처럼 여전히 잔망스럽고 귀여운데도 그냥 지나칠 거냐고! 이렇게 익숙함을 무기로 내세운다면 도리가 없다. 추억을 위해서라면 하나쯤은 소장할 수밖에.

사진 인스타그램
사진제공 구찌 로에베 오메가 코치

글 오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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