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北남성 '귀순' 보고도 놓쳐..'북한군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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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성이 새벽에 동해 바다를 헤엄쳐 강원도 고성군 바닷가에 도착한 뒤 7번 국도를 따라 유유히 수㎞를 걸어 내려오는 동안에도 우리 군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합동참모본부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 북한 남성은 전날 오전 4시20분쯤 고성군 소재 제진 검문소가 관리하는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모습이 찍히기 전 수차례 우리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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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돗개 하나' 발령 뒤 수색·검거에 3시간 걸려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 남성이 새벽에 동해 바다를 헤엄쳐 강원도 고성군 바닷가에 도착한 뒤 7번 국도를 따라 유유히 수㎞를 걸어 내려오는 동안에도 우리 군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합동참모본부 등 관계 당국에 따르면 이 북한 남성은 전날 오전 4시20분쯤 고성군 소재 제진 검문소가 관리하는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모습이 찍히기 전 수차례 우리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됐다.
이와 관련 합참은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함께 해당 지역 군부대의 해안 경계작전 및 경계 시설물 관리상황을 확인한 결과,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이 최초로 우리 군 감시장비에 포착된 시점 등이 공개되지 않아 단정할 순 없지만, 합참이 현재까지 밝힌 내용만 보면 검문소 CCTV 이전에 민간인이 들어갈 수 없는 혹은 들어가선 안 되는 지역에서 수상한 움직임이 탐지됐음에도 불구하고 관할 군부대가 제때 손을 쓰지 않았다는 얘기다.
제진 검문소로부터 "거동수상자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뒤 일대 지역에 대침투경계령 '진돗개 하나'가 발령된 점을 고려하면 관할 부대도 심상치 않은 사건이 발생했음을 뒤늦게나마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진돗개'는 국지적 위협상황이 일어났을 때 발령되는 단계별 경보조치로서 평시엔 '셋'이고, 위협상황 발생 가능성이 높을 땐 '둘'이 발령돼 군과 경찰이 비상 경계태세에 들어간다. '진돗개 하나'는 위협상황이 실제로 일어난 것으로 판단될 때 발령돼 해당 지역에 출동한 군경은 수색·전투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인근 군부대 병력이 현장에 출동해 북한 남성을 체포하기까지 다시 3시간의 시간이 더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군의 초동 대응이나 경계·감시태세에 다른 문제는 없었나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16일은 북한의 주요 명절 가운데 하나인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로서 각국이 북한의 군사도발 가능성을 주시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합참은 월남한 북한 남성이 당시 우리 측 일반전방초소(GOP)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상륙한 뒤 해안철책 하단에 설치돼 있는 배수로를 통과해 민통선 내로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GOP로부터 제진 검문소까지 거리는 5㎞ 정도다.
합참은 전날 이번 북한 남성의 월남 사건에 대해 발표하면서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었다"고 설명했었다.
관계 당국은 이 북한 남성의 '귀순' 의도를 갖고 월남했으며, 신분은 '민간인'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북한군이 침투 목적으로 이 남성과 같은 경로를 통해 월남했을 경우 우리 군의 수색·검거 자체가 불가능했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곳은 육군 제22사단 관할 구역으로서 지난 2012년엔 북한 병사의 이른바 GOP '노크 귀순' 사건, 그리고 작년 11월엔 탈북민의 '철책 귀순' 사건이 각각 발생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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