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코로나 감소세인데..한국은 '4차 대유행' 전조

조문희 기자 2021. 2. 1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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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일일 확진자 수 한 달 만에 3분의 1로 감소
한국은 설 연휴 이후 600명대 폭증..4차 대유행 우려도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숨통이 트였던 것도 잠시였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600명대로 급증했다. 설 연휴 이동량 증가와 거리두기 완화 여파로 방역망이 느슨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3월께 '4차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확산세가 세계적 흐름과는 정반대라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본격화한 현재, 전 세계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는 1월 한 때 80만 명대에서 20만 명대로 급격하게 줄었다. 해외에선 세계적 대유행이 4월쯤이면 진정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비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완화된 2월15일 오후 10시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서 시민들이 술집 앞을 지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연휴 끝나자 코로나 급증…"4차 대유행 더 빨리 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621명 늘어 누적 8만4946명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457명)보다 무려 164명 늘어났으며, 지난 1월19일(657명) 이후 38일 만에 다시 600명대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은 12월25일(1240명)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검사 건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설 연휴(2월11∼14일) 때는 300명대를 유지했지만 이후 400명대, 600명대 등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4차 대유행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수학적 모델을 적용한 감염병 예측 결과를 토대로 "3월4일에서 4월23일 4차 대유행이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거리두기가 완화된 이번 주부터 확진자 감소는 불가능하다. 설 연휴 영향도 있어서 4차 대유행은 생각보다 더 빠르고 크게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2월 말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백신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마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백신 접종이 일시적으로 확진자를 폭증시킬 수 있단 우려가 나와서다. 미국이나 영국 등의 사례를 보면 실제 백신 접종을 시작한 1월께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시사저널 2021년 1월4일 보도 "팬데믹 끝나나 했는데…백신 접종 후 더 폭증하는 美·英") 백신 1차 접종 후 수 주가 지나야 면역 형성이 이뤄지는 데다, 지나친 낙관론이 방역망을 느슨하게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월8일은 인간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반격을 시작한 날로 기록됐다. 영국의 한 대학병원에서 90세 여성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AP 연합

백신 접종 이후 전 세계 신규확진 84만⟶26만 감소

반면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두 달여가 지난 지금, 코로나19 확산세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5일(현지 시각) 기준 신규 확진자는 26만2943명이다. 지난 1월8일 하루 84만5000여 명으로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 밑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0월12일 이후 약 120여일 만이다. 

특히 미국의 하루 확진자 수가 1월8일 30만8442명에서 이날 5만2785명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영국도 6만8053명에서 9756명으로 감소했다. 강력한 이동제한 조치와 백신 접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선 14일(현지 시각)까지 5300만 명이, 영국에선 1584만 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아직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이 2.2%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감소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추이. 지난 1월 초 80만 명 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만 명 대로 줄어들었다. ⓒ 월드오미터 캡처

이 때문에 해외에선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오는 4월쯤이면 진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경제주간지 배런스(Barron's)에 따르면, 마르코 콜라노빅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지난 12일(현지 시각) 배포된 보고서에서 "현재의 추이를 볼 때 40~70일 내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반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이 둔화하고 있으며, 백신 보급과 자연면역, 계절성 등으로 2분기에 팬데믹이 끝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또 백신 접종을 시작한 25개 국가의 확진 추이를 보면 백신 접종이 10% 증가할 때마다 평균 감염환자 비율이 백만 명당 117명꼴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백신 접종 속도와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예방조치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오는 4월내로 팬데믹은 종식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전히 대다수 국가에선 뚜렷한 감소세가 나타나지 않는 실정이다. 특히 전염력이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지구촌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안심하긴 이르다는 경고가 나온다.

4차 대유행 목전에 거리두기 완화? "다시 강화 검토한다"

상황이 이런 터라,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 거리두기 격상과 운영시간 제한 강화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3월부터 시행 예정이던 새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이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아직은 주 초여서 환자 수 증가가 계속 이어질지는 계속해서 판단을 하겠다"며 "그에 따라서 여러 가지 상향조치 등은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계속적으로 확산된다고 하면 현재 취하고 있는 조치들을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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