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본격 재확산 조짐..설 연휴·느슨한 방역 등 영향
연휴 기간 검사 감소, 잦은 모임·접촉 등으로 확진자 증가
정세균 "4차 유행 가능성..지금은 긴장 늦출 때 아냐"
당국 "설 연휴 이후 3차 유행 재확산인지 판단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박준호 임재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38일 만에 다시 600명대로 증가하면서 설 연휴 이후 재확산이 본격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621명으로, 이 중 국내 발생 환자 수는 590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발생 확진자는 수도권에서 415명, 비수도권에서 175명이 확인됐다.
이 같이 600명대 초반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한 배경에는 설 연휴 기간 검사 건수 자체가 줄어든 영향도 없지 않지만, 무엇보다 명절 기간 동안 가족·지인 간 모임 등 거리두기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 집단감염이 현실화된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절 연휴 나흘 동안 신규 확진자 수는 504명(11일)→403명(12일)→362명(13일)→326명(14일)으로 차차 감소세를 보였으나, 설 연휴가 끝나고 검사 건수가 늘어나자 16일 457명에 이어 17일 621명을 기록했다.
설 연휴 기간 300명대에 머물던 확진자 수가 400명대 중반으로 증가한데 이어 다시 600대로 빠르게 급증하면서 감염 급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설 명절을 맞아 전국적으로 이동량이 한꺼번에 몰렸고, 가족·친척 등 만남이나 방문 횟수가 늘어나면서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거리두기' 방역수칙이 무력화된 측면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집중됐던 확진자 규모도 지방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17일 0시 기준 비수도권 하루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175명으로, 13일 만에 100명을 넘어선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서울(247명)과 경기(147명) 다음으로 많은 74명이 충남에서 발생했고, 권역별로 보면 충청권 89명, 영남권 60명, 호남권 23명 등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실제로 설 연휴를 맞아 다른 지역에서 가족모임을 가진 울산의 일가족 6명이 확진됐고, 경남에선 설 연휴 부산 가족모임에 참석한 1명이 추가로 감염됐다. 대전에서도 일가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일부는 무증상 상태여서 방역당국이 감염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부산에선 장례식장, 설 연휴 가족 모임을 거쳐 확진자가 다닌 보험회사에서 6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당국이 심야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등 종전보다 완화된 수칙을 내놓은 것이 방역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역효과가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 방역 수칙이 완화되자 사회적 긴장감도 느슨해져 집단감염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살얼음판을 걷는 방역상황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해이해진 방역 의식"이라며 "클럽에서는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하고, 밤 10시에 술집이 문을 닫으면 인근 숙박업소로 옮겨 술자리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근 병원, 사업장, 체육시설, 가족모임, 학원 등 생활공간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어 설 연휴에 전파된 지역사회 감염이 잠복기를 지나 크게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방역당국은 전했다.
서울 지역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17일 0시 기준으로 전날 보다 258명이 증가했다. 41일만에 다시 200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서울 신규 확진자가 250명대로 증가하며 다시 재확산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명절 연휴 이후 첫째 주이고 거리두기 단계 완화 등으로 전파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방역수칙 실천과 신속한 검사가 중요하다"고 했다.
수도권에서도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진관일반산업단지 내 공장에서 현재까지 113명의 무더기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왔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당업체는 직원 대부분 숙소에서 합숙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빠르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해당 산업단지가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지역에 위치한 탓에 산업단지에서 통근버스를 운영하고 있어 타 업체로의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의 환자증가가 두드러지는 상황으로 지난 3일간 하루 평균 324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전체 국내발생자의 72.5%를 차지하고 있다"며 "수도권의 재확산 위험성은 더 커지고 있으며 3차 유행이 재확산되지 않도록 수도권 주민 여러분들께서는 더욱 주의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비수도권에서도 충남 아산에 위치한 귀뚜라미보일러 제조공장에서 22명의 직원이 추가로 감염돼 현재까지 총 12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경북에서도 귀뚜라미보일러 아산 공장 관련 5명이 감염됐다. 이중 3명은 공장 직원, 2명은 확진자의 접촉자다.
전남에서도 신안군에 위치한 신안 지도 침례교회의 교인 13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이들의 직계가족과 친척 등 3명도 추가 감염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16명이다. 충북에서도 진천 오리 가공업체 관련 9명이 추가로 감염돼 현재까지 11명의 누적 확진자가 집계됐다.
정부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설 연휴 이후 우려했던 본격 재확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염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봄철에 4차 유행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됨에 따라 방역수칙을 다시 강화할 가능성도 낮지 않다.
정 총리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낮춘 것은 방역을 느슨하게 하겠다는 의도가 결코 아니다"라며 "아직 코로나19 3차 유행은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전문가들은 3~4월 4차 유행의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며 "거리두기 완화로 일상이 조금은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절대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다"라고 당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설 연휴 이후 환자발생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증가세가 검사량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3차 유행이 재확산되는 상황인지는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추이를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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