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문불출 리설주 1년 만에 등장..北 코로나 방역 자신감?

광명성절 공연 관람..지난해 설 이후 1년1개월 만
올해 대규모 행사 연달아 개최..방역 자신감 관측
리설주 잠적 후 불화설·신변이상설 의식했을 수도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을 맞아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광명성절 기념공연을 당 중앙지도기관 성원들과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리설주 여사는 지난해 1월 25일 설 명절 기념공연 관람 이후 약 1년 1개월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2021.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부부 동반 공연 관람으로 약 1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리 여사는 지난해 1월25일 삼지연극장에서 설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한 이후 약 1년 1개월 동안 북한 매체에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리 여사의 두문불출이 길어지자 여러 설이 제기됐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리 여사와 자녀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부 활동을 줄였다는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리 여사와 관련해 "특이 동향이 없고 아이들과 잘 놀고 있다"며 "코로나 때문에 공개석상에 등장하지 않는 게 아닌가 추론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을 맞아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열린 광명성절 기념공연을 당 중앙지도기관 성원들과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리설주 여사는 지난해 1월 25일 설 명절 기념공연 관람 이후 약 1년 1개월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노동신문 캡쳐) 2021.0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리 여사가 다시 등장한 것도 방역 상황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올해 들어 대규모 행사를 연달아 개최하고, 지난해 대폭 축소했던 광명성절 행사도 예년 수준으로 치렀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8차 당 대회, 최고인민회의, 전원회의 등 전국 단위 규모의 행사를 개최했다. 또 북한 방역의 최우선인 김정은이 참석하는 회의장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며 "코로나 방역에 대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리 여사의 마지막 공개활동 직후인 지난해 1월28일 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국경 봉쇄, 무역 차단, 외국인 격리·출국 등 고강도 방역 조치를 단행했다. 외부 세계와의 인적·물적 교류 차단으로 경제가 타격을 입었지만 방역은 나름대로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설주가 지난해 등장하지 않은 건 전적으로 코로나 때문이었고, 방역 자신감이 없었다면 리 여사를 등장시키지 않았을 것"이라며 "코로나19로 피로감을 겪는 주민들에게 김정은 부부의 공연 동반 관람을 보여줌으로써 위무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김정은 동지께서 2월16일 당 중앙지도기관 성원들과 함께 광명성절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2021.02.17.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코로나19 방역과 별개로 리 여사의 잠적으로 제기된 여러가지 설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리 여사의 잠행이 길어지자 임신·출산설부터 불화설, 신변이상설 등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이야기들이 떠돌았다.

리 여사는 김 총비서의 공개 활동에 동행하는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해 김 총비서의 공개 활동이 대폭 감소했고, 주로 노동당 회의에 집중돼 리 여사가 등장할 계기가 마땅치 않았다. 이에 여러 설들은 가라앉지 않았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리설주와 관련된 이런저런 설은 김정은의 권위와 연관되는 부분이라 의식했을 것"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조심하고 있지만 이번 계기가 적절하다고 판단해 등장시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리설주가 등장할 계기는 많지 않았다"며 "김정은의 공개 활동 대부분이 의사기구 운영(노동당 회의) 과정이었고 열병식은 적합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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