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어업' 피해 줄이고 생태계 살리는 '생분해 그물' 사용해주세요"
[경향신문]
다음달부터 꽃게와 참조기 등 어획에 사용할 수 있는 ‘고성능 생분해 그물’이 어업인들에게 보급된다. 기존에 사용하는 나일론 등 섬유 그물로 인한 수산자원 피해를 막고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국비 52억원을 투입해 어선 582척에 고성능 생분해 그물을 보급한다고 17일 밝혔다. 해수부는 2016년부터 국립수산과학원과 함께 새로운 소재인 ‘PBEAS’(폴리부틸렌석시네이트 코 부틸렌아디페이트 코 에틸렌석시네이트 코 에틸렌아디페이트)를 활용한 그물 개발을 연구해 지난해 마무리했다. 이 그물은 기존 생분해 그물보다 강도는 10%, 유연성은 20% 향상됐다.
생분해 그물은 바닷속에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자연 분해된다. 기존에 사용되는 나일론 등의 섬유 그물은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고 바닷속에 가라앉아 지나가던 물고기가 걸려 죽거나, 이 물고기를 먹으려던 다른 물고기까지 걸려 죽게 하는 ‘유령어업’으로 수산자원 피해를 키워왔다. 해수부는 2007년부터 PBS(폴리부틸렌석시네이트)로 만들어진 생분해 그물을 보급했지만 기존 그물보다 어획 성능이 떨어지거나 잘 망가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새로 보급하는 고성능 생분해 그물의 경우 어민들과 현장 시험을 해 본 결과 어획능력에서 기존 나일론 그물과 차이가 없었다고 해수부는 밝혔다. 다만 생분해 그물의 교체 주기는 1년 정도로 2년간 사용하는 나일론보다는 짧다.
생분해 그물 사용을 원하는 어업인은 관할 지자체와 지구 수협에 연내 신청하면 지자체별 사업 선정 기준과 절차에 따라 지원을 받게 된다. 어업인은 생분해 그물과 나일론 그물 가격의 차액과 함께 나일론 그물 가격의 40%도 추가로 지원 받을 수 있어 실질적으로 나일론 그물의 60% 가격에 생분해 그물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또 어업 현장에 홍보물을 배포해 생분해 그물의 필요성과 우수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홍보물에는 폐그물의 사회·경제적 영향, 생분해 그물의 성능, 효과, 구매 방법, 사용 보관방법 등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조일환 해양수산부 어업자원정책관은 ““코로나19로 어업인들을 직접 만나기는 어렵지만 비대면 홍보를 더욱 강화해 생분해 그물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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