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떠나고 나토 남고.. 바이든美, 아프간 철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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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군이 3개월 안에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전망이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 중인 뉴질랜드 병력은 아프간 육군사관학교 3명, 나토 지원 임무 본부 3명 등 6명이다.
취임 뒤 첫 외교 정책 연설(4일)에서 트럼프 정부가 단행한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심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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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머물고 싶지 않지만 시기상조" 우려도
뉴질랜드군이 3개월 안에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전망이다. 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는 주둔 병력 철수 시기를 약속보다 늦춘다는 방침이다. 진퇴양난에 빠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고민이 깊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뉴질랜드군이 아프간에 주둔하기 시작한 지 20년이 지났다”며 “5월까지 주둔을 끝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 중인 뉴질랜드 병력은 아프간 육군사관학교 3명, 나토 지원 임무 본부 3명 등 6명이다. 아던 총리는 “아프간 파병은 우리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해외 파병 가운데 하나”라며 “임무 수행 중 숨진 10명, 분쟁을 평화로 바꿔 놓기 위해 애쓴 3,500여명의 뉴질랜드군 병력과 관련 기관 요원들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년 파병 기간에 할 만큼 했다는 게 뉴질랜드 자평이다. 아프간 내부 평화 정착 과정의 여건을 조성하고 현지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에도 기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토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15일 기자회견에서 “아프간에 필요 이상으로 머무르기를 원하는 동맹국은 없지만 적절한 때가 되기 전에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군이 없으면 당장 치안 공백이 생겨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아직 철군은 시기상조라는 게 스톨텐베르그 총장 설명이다. 나토는 1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회원국 국방장관 화상 회의에서 아프간 철군 연기 문제를 논의한다.
이렇게 쪼개진 입장에 가장 난감한 인물은 바이든 대통령이다. 이해만 따지면 떠나는 게 유리해 보인다. 일단 미국인들의 전쟁 피로감이 크다. 아프간전은 미국의 최장기 해외 전쟁이다. 9ㆍ11 테러 배후인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을 비호한 책임을 물어 2001년 10월 아프간을 침공한 지 올해로 20년째다. 탈레반은 끈질겼다. 이에 미국인 76%가 철군을 지지할 정도다(지난해 8월 여론조사).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이제 아프간을 떠나야 할 때라고 말하는 민주당원들과도 바이든 대통령이 싸워야 한다”고 했다.
탈레반이 가만있을 리도 없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는 지난해 2월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평화협상을 주선하며 탈레반에 미군 철수를 약속했다. 그 시한이 올해 5월이다. 1일 성명을 통해 “외국군이 5월 이후에도 머물면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일찌감치 경고한 탈레반은 스톨텐베르그 총장 발언 뒤 다시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철군이 미뤄지면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협상도 중단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무작정 철수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여건이 미비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초당적 미 의원 모임인 아프간연구그룹(ASG)은 3일 의회에 낸 보고서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내전이 발발할 가능성이 크고 알카에다 위협도 되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4일 알자지라방송은 “탈레반이 협상 대신 무력으로 권력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나토가 힘을 실은 이상 동맹 외교 복원을 선언한 바이든 정부가 연기론을 외면하기도 어렵다.
취임 뒤 첫 외교 정책 연설(4일)에서 트럼프 정부가 단행한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심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여부 결정이 “바이든 대통령이 직면한 가장 괴로운 외교 정책 판단”이 되리라는 게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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