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北 남성, 해상으로 월남..감시장비 포착하고도 조치 미흡

이승윤 2021. 2. 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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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北 남성, 잠수복과 오리발 착용하고 월남"
합참 "해안으로 상륙해 철책 하단 배수로 통과"
군 관계자 "잠수복과 오리발, 해안에서 발견돼"

[앵커]

합동참모본부는 어제 동해 민통선을 통해 월남한 북한 남성이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해상을 통해 남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군 감시 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배수로 차단도 미흡했던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국방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윤 기자!

지금은 바다에 들어가면 오래지 않아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는 한겨울인데 잠수복과 오리발을 이용해 귀순이 이뤄졌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 남성이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바다를 통해 월남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상륙해 해안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군 관계자는 이 북한 남성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잠수복과 오리발이 해안에서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군 당국은 앞서 어제 새벽 4시 20분쯤 강원도 동해 민간인 통제선에서 도로를 따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남성을 민통선 검문소 CCTV로 확인했습니다.

이후 작전 병력을 투입해 3시간 만인 어제 오전 7시 20분쯤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했습니다.

사실 이 남성이 바다를 통해 월남한 건 어제 이미 확인됐는데 의문점은 '과연 어떻게 겨울 바다에서 저체온증을 견뎌냈느냐' 였습니다.

해당 잠수복은 목까지 딱 붙는 웻수트형 잠수복이 아니라 겉에 걸쳐서 물을 막는, 고무와 비슷한 재질의 머구리 형태로 알려졌습니다.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했지만, 한겨울에 차가운 바다를 통해 월남하는 것은 일반인의 체력으로는 어려운 일입니다.

해군 관계자는 머구리 형태의 잠수복은 잠수에만 적합하지, 수영에 적합한 형태가 아닌 데다 추위를 제대로 막아주기도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북한 군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는데 하지만 이 남성은 민간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해안가에도 엄연히 경계가 이뤄지고 있었을텐데, 군 감시 장비에 포착되고도 조치가 없었다고요,

북한 남성이 버젓이 해안가 도로를 몇 킬로미터 걸어간 대목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기자]

합참 전비 태세 검열실은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경계 태세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에 나섰습니다.

특히 경계 작전과 경계 시설물 관리 상태를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이 해안으로 올라온 뒤 군 감시 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 배수로 차단 시설도 미흡했던 사실 역시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군 관계자는 이 남성이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철책 하단의 배수로를 차단하는 시설물이 훼손된 채로 발견됐다며 왜 훼손됐는지 추가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남쪽으로 넘어온 이 남성은 어제 새벽 4시 20분쯤 버젓이 북에서 남쪽으로 7번 국도를 따라 수km를 이동하다 민간인 통제선 검문소 CCTV에 포착됐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번에도 육군 22사단에서 북한 주민의 월남이 이뤄졌다는 점인데 경계 태세에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이번 사건이 발생한 육군 22사단은 지난해 11월 북한 남성이 철책을 넘은 '월책 귀순'과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이 발생한 군 부대입니다.

특히 '월책 귀순' 이후 군 당국은 작전에 따라 북한 남성을 검거한 것이라며 해당 부대 관계자를 문책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상황이 다릅니다.

군은 매뉴얼에 따라 미상의 인원이 포착되면 신병을 확보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감시 장비에 몇 차례 이 북한 남성이 포착됐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합참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상태입니다.

방금 전해드린 것처럼 현재 합참 전비 태세 검열실은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경계 태세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 중입니다.

군 당국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조사결과에 따라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등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이승윤[risungy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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