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개인화 큐레이션'..토종 음악 플랫폼 3사 강점은?
멜론, 감상 이력에 날씨까지 고려
지니, 업계 최초 뮤직컬러 도입
플로, 차트도 취향따라 바뀐다
바야흐로 ‘취향 존중’의 시대다. 개인화를 뛰어넘어 ‘초개인화 시대’에 접어든 지금, “내 안의 보이지 않는 수많은 나”(‘2020 트렌드리포트’ 중)를 찾아내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많은 고객을 상대하는 기업들의 명제가 됐다. 음악을 사고 파는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차트 조작 논란 이후 음악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음악 차트에 대한 신뢰는 사라진지 오래. 소위 말하는 최신 인기곡 순위인 ’톱100‘을 반복 재생하는 경우도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개인의 ‘취향’을 겨냥해야 소비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붙잡을 수 있다. 세계 최대 음악 플랫폼으로 독보적인 ‘개인화 기능’을 자랑하는 스포티파이 상륙에 발 맞춰 본격적인 ‘큐레이션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 토종 음악 플랫폼으로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멜론 지니 플로 역시 일찌감치 ‘개인화 큐레이션’을 시작했다. 개인화 기술의 핵심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얼마나 세심하게 이해하고 파악하는 역량에 달렸다. 이를 통해 개인의 취향에 맞는 완전히 새로운 음악을 추천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한다.
▶ 1위 음악 플랫폼 멜론, 날씨까지 고려했다=점유율(34.14%, 2020년 11월 닐슨코리아클릭 기준)이 해마다 줄고 있다지만, 명실상부 1등 플랫폼이다. 현재 보유곡은 4000만곡, 이용자는 878만명,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638만8000여명. 멜론은 이용자 한 명 한 명의 ‘취향’을 강조한다.
멜론 관계자는 “2004년부터 축적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머신러닝 추천 시스템, 멜론과 이용자가 함께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기반으로 탄탄한 추천 라인업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멜론 어플의 첫 화면에는 ‘OO님이 좋아할 음악’을 통해 ‘데일리 믹스’를 선보인다. 멜론 측은 “이용자의 감상 이력과 선호도, 클릭 이력 등 데이터를 기반한 음악 추천 결과를 첫 화면에 노출해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시간 감상 이력을 바탕으로 방금 들은 곡의 느낌을 이어가도록 유사한 곡을 추천하는 ‘유사곡 믹스’도 있다.
다만 단순 감상이나 클릭 등 개인의 이용 이력이 토대가 되는 만큼 추천곡들이 취향에 벗어날 수도 있다. 멜론을 사용한다는 글로벌 음반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음악 시장의 동향 파악을 위해 K팝 그룹의 신곡을 많이 들어보고 있는데, 한 번 들었던 이력 때문인지 선호하지 않는 음악들이 데일리 믹스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멜론 측은 이에 “현재 위치의 날씨를 분석해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고, 다양한 TPO에 기반한 믹스 추천을 통해 섬세하고 만족도 높은 큐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고 했다.
▶ 지니뮤직, 음악에 색깔을 입혔다=점유율 2위의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은 3사 플랫폼 중 유일하게 독특한 콘셉트를 도입했다. 음악에 색깔을 입혔다. 전 세계 최초 시도다.
AI기반의 음악 큐레이션은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보다 정교한 선곡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했다. 지니뮤직은 지난해 10월부터 ’뮤직 컬러 아이덴티티‘뮤직 컬러 아이덴티티(MCI·Music Color Identity) 큐레이션’을 도입했다. 현재 현재 서비스 중인 총 2000만곡 이상의 음원에 333가지 컬러와 매칭했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333가지 컬러와 음악을 매칭한 ‘뮤직컬러’는 고객의 음악감상취향을 장르, 분위기, 감정 등 요소로 세밀하게 분석, 현재 나의 음악성향을 신비로운 음악 색깔로 표현한다”라고 설명했다.
뮤직컬러 서비스는 지니뮤직이 1년 넘게 공들여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모든 음악을 장르, 분위기, 리듬, 음색, 스타일, 감정에 따라 분석해 ‘시드 데이터 베이스(seed date base)’를 구축했다. 국내 가요부터 해외 팝, 트로트부터 동요 등 음악을 망라해 색깔로 보여준다. 기분이 가라앉은 어느 날엔 ‘내 마음 마치 다크 애프리콧’을 들으면 좋다. 브루노 마스의 ‘문샤인(Moonshine)’, 아비치의 ‘필링 굿(Feeling good)’이 여기에 속한다.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는 ‘내적댄스 뿜뿜 댄싱 오렌지’, 강다니엘의 ‘파라노이아’는 ‘느낌있게 그루빙 메리골드’다. 내가 들은 모든 곡이 색깔로 표현되고, 음악에 맞춰 뮤직컬러가 달라지는 것이 기록으로 남으니 내 취향을 보다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단순 음악 감상을 넘어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음악 플랫폼이 이용자 개개인의 또 다른 놀이터가 된다.
지니뮤직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뮤직컬러 서비스 론칭 이후 평균 470만 트래픽이 증가했다.
▶ 플로, 차트마저 개인 취향에 맞게=점유율 3위로, SK텔레콤의 음악 플랫폼 플로는 일찌감치 소비자의 세밀한 취향 분석에 집중했다. 기본은 다르지 않다. 플로 역시 이용자의 청취 이력과 ‘좋아요’ 등의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딥러닝 기술과 음원 분석 기술, AI를 활용해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한다.
그 중 내 취향 믹스(MIX)는 이용자의 재생 이력, 선호 등 이용자의 취향을 기반으로 플레이리스트 재생 순서를 재정렬해주는 플로만의 기능이다. 모든 이용자가 플로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개인에 맞게 이용할 수 있다. 플로 관계자는 “이용자가 취향에 따라 만든 보관함과 이미 취향이 반영된 개인화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제외하고, 차트와 모든 플레이리스트의 재생 순서를 취향 기반으로 재정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점프(JUMP)’ 기능도 도입했다. 마음에 드는 음악을 발견한 뒤 비슷한 음악을 더 듣고 싶을 때 점프 버튼을 누르면 끝도 없이 음악이 추천된다. 플레이리스트에서 점프 버튼을 누르면 유사한 곡을 모아둔 ‘비슷한 플레이리스트’, 장르, 테마별로 추천하는 ‘주제별 플레이리스트’를 만날 수 있다. 점프 기능은 개별 곡과 아티스트에게도 적용된다.
플로 관계자는 “플레이리스트 점프는 버튼을 누를 때마다 DJ 누구(NUGU)(AI)가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실시간으로 생성하며, 무한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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