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또 거리두기 2.5단계 수준..정부는 상향 검토 이르다

박계현 기자 2021. 2. 1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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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16일 평균 검사건수 8만여건.."설 연휴 지연된 검사수요 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1명 발생한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코로나19(COVID-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1월 10일 이후 38일만에 600명대로 올라섰다. 설 연휴기간 줄어든 검사 건수가 늘어나자 확진자 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확산세를 3차 대유행의 재확산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의 확산세가 본격적인 재확산 국면의 초입인지, 설 연휴의 검사 지연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인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각각 2단계, 1.5단계로 완화한지 사흘만에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이번 한 주가 코로나19 방역의 방향키를 쥐는 중요한 기로가 됐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을 통해 "설 연휴 이후 환자발생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증가세가 검사량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3차 유행이 재확산되는 상황인지는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추이를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621명, 누적 확진자 수가 8만494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38일만에 다시 600명대가 됐다.

하루동안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7만6651건이었다. 이 가운데 의심신고 검사자 수는 4만7077명,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 검사 건수는 2만9574건 이었다.

윤 반장은 "전날 국내 발생자 수만 따지더라도 600명이 육박하는 것은 설 연휴 직후의 검사자가 증가한 것이 하나의 큰 요인"이라며 "설 연휴 기간 동안에 평균적으로 한 4만~5만 건 정도의 검사가 실시됐고 설 연휴가 끝난 지난 15, 16일에는 그 두 배에 해당되는 약 8만~9만 건의 검사가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설 연휴로 인한 감염 확산 영향이나 그 결과를 살펴보기엔 시기가 조금 이른 측면이 있다"며 "보통 아무리 빨라도 5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보통 1주 정도 이후에 (설과 관련한) 영향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이 때문에 다시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 대해 논의를 하기에는 아직 좀 더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거리두기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하는 기준인 주 평균 하루 환자 수 400명 이하라고 하는 기준을 한 3주 전부터 충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난 15일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주 간 거리두기 2단계 하향 기준을 충족했지만 상황 자체가 안정적이지 못해서 계속 상황을 관찰하면서 유지했던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만 이 과정에서 서민경제의 어려움들이 계속 누적되고 국민적인 피로도가 쌓이는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거리두기 단계를 기준에 따라서 하향한 것"이라며 "현재 환자가 증가하는 추이가 일시적인 현상일지 혹은 재확산으로 반전되고 있는 상황인지는 조금 더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확산세가 이어지면 현재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1주 지역발생 확진자 406명…거리두기 2.5단계 수준 재진입
이날 발생한 전체 확진자 중 국내 확진자는 590명으로, 이중 수도권 확진자 수는 서울 247명, 경기 147명, 인천 21명 등 415명이었다. 국내 확진자의 약 66.8%가 수도권에서 나왔다.

중대본에 따르면 수도권의 환자증가가 두드러지는 상황으로 지난 3일간 하루 평균 32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체 국내 발생자의 72.5%를 차지하고 있다.

신규 해외유입 확진자는 31명이었다. 이에 따라 누적 해외유입 확진자는 6778명이 됐다. 신규 해외유입 확진자 중 6명은 검역단계에서, 25명은 지역사회에서 자가격리 중에 확진됐다. 내국인은 6명, 외국인은 25명이었다.

국내 신규 확진자 추이는 0시 기준 지난 4일부터 17일까지(2주간) '451→370→393→371→288→303→444→504→403→362→326→343→457→621명'으로 나타났다.

해외유입 사례를 제외한 지역발생 추이는 같은 기간 '429→350→365→325→264→273→414→467→384→345→304→322→429→590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최근 일주일간(2월 11일~2월 17일)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수만 놓고 보면 일 확진자수는 406명으로 다시 2.5단계(전국 400명∼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 수준에 진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21명 발생한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21명 증가한 8만4946명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뉴스1
중대본 "거리두기 상향 검토 아직 이른 시점…사회적 거리두기 개편도 다시 고민"
방역당국은 현 시점에선 거리두기 상향과 관련한 구체적 일정이나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손 반장은 "지금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이가 본격적으로 재확산에 들어가서 유행이 지금 확산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혹은 설 연휴 동안에 검사를 안 받았던 사람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생겨나는 현상인지 등은 조금 더 추이를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적으로 현재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유행 패턴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도 함께 분석할 부분"이라며 "이러한 분석을 통해 상황을 판단하고 현재 거리두기 단계 기준 등을 검토하면서 조정 여부 역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언급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도 현재 같은 확산 추세가 지속되면 당분간 개편 논의와 적용이 모두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 반장은 "(확산세 추이에 따라) 지난 15일부터 적용된 수도권 식당·유흥시설의 밤 9시 운영시간 제한을 10시로 완화시켰던 부분이나 단계 조정을 하향했던 부분은 다시 강화를 검토할 수 있다"며 "특히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시간을 완화하면서 사우나·체육시설·음식점 등에서의 감염사례가 서서히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나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 상태가 지속되면) 단계를 조정할 때 지금 재편과정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여러 고민이 생길 것"이라며 "거리두기 체계 개편은 어느 정도 유행상황이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을 때 이 체계를 재편시켜서 전환하려는 구상이었는데 재확산 국면에서 현 체계를 재편하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새롭게 재편하려는 거리두기 체계가 현재의 거리두기 단계 체계보다는 좀 더 자율과 책임의 원칙에 따라서 방역조치가 다소 완화되는 방향으로 설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시기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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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계현 기자 unm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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