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괴롭히던 네가 경찰이라니".. 꼬리 문 '학폭 미투' 이제 일반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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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를 중심으로 불거졌던 과거 학교 폭력에 대한 폭로가 일반인들 사이로까지 번지고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교 폭력을 당했고, 지금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항할 수 없는 힘 때문에 피해만 보지만, 언젠가는 이를 되갚아 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SNS 등 자신의 피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지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학폭 미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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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계를 중심으로 불거졌던 과거 학교 폭력에 대한 폭로가 일반인들 사이로까지 번지고 있다. 과거 자신을 상대로 금품 강탈과 협박을 일삼았던 같은 반 학생이 경찰이 됐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지난 15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20여년 전 학폭 가해자가 경찰로 일하고 있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자신을 서울에 거주하는 35세 교사로 소개한 A씨는 "20여년 전 학교폭력 가해의 중심에 있던 학생이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경찰로 근무 중이라는 사실에 제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가해자는) 태권도장에서 배운 기술을 저에게 연습하는 등 3년 동안 지속적이고 의도적으로 금품 강탈과 협박, 폭력을 가해왔다"며 "소위 말하던 우리학교 ‘짱’이라는 녀석이 경찰이 됐다. 정의가 살아있다면 이건 아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성인이 된 지금도 과거의 트라우마가 남아 교직에 있으며 학교 폭력 담당 일을 맡고 있다"고도 했다.
사기업 직장인이 학폭 가해자라는 주장도 나왔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ㅇㅇ항공 학교폭력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20대 후반 여성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남자 애 하나가 주도해 지독한 따돌림을 당했고,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만큼 힘들었다"며 해당 가해자는 ㅇㅇ항공에 다니는 직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1993년 생 키 190이 넘는 ㅇㅇㅇ은 자기 얘기인 줄 알면 사과했으면 좋겠다"라며 학폭 가해자의 신상정보 일부를 공개했다. 글쓴이는 "그 기억들을 잊으려고 치열하게 노력해서 좋은 대학에 갔고, 직장에 취업했지만 과거의 상처가 덮어지지 않는다"며 "아직도 네가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고 괴롭히고 싶다고 했던 게 기억난다"고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일반인에 대한 ‘학폭 미투(Me Too)’는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아버지가 안전한 학교생활 같은 공약을 걸며 현직 교육감으로 있다니, 왜 자식을 그렇게 키우셨나 묻고 싶다"며 현직 교육감 자녀에게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1990년대 초반 서울의 한 중학교 태권도부 시절, 자신에게 폭력을 가했던 사람이 태권도장 관장으로 있다고 주장했다.
학폭 피해를 밝히는 유튜브 콘텐츠도 등장했다. 16일 한 게임 유튜버는 "저는 학교 폭력의 피해자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처음 이야기 한다"라며 "키가 작으니 여자애 아니냐, 감성적이다 등의 놀림을 줄곧 받고 맞은 적도 있지만, 선생님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고치려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학폭 피해를 당했던 사람들의 보상 욕구가 소셜미디어(SNS)의 힘을 빌어 잇따른 폭로 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교 폭력을 당했고, 지금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항할 수 없는 힘 때문에 피해만 보지만, 언젠가는 이를 되갚아 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SNS 등 자신의 피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통로가 많아지면서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학폭 미투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반인들의 과거 학폭 사실이 적절한 사회적 처벌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설 교수는 " 이재영·이다영 선수의 징계는 그들이 유명인이라서 사회적 관심을 받아 가능했던 것"이라며 "사회적 관심을 받기 힘든 일반인들의 학폭 가해 사실이 가해자에 대한 처벌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잇따른 미투가 학폭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갖게 하는 계기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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