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트로트 열풍 속 국악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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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홍지윤, 김다현.
국악 인재들이 트로트로 빛을 보는 것에 대해 정통 국악인들은 복잡한 심사를 드러낸다.
"대중이 우리 음악을 몰라 주니 유망주들이 트로트로 빠져나간다"며 섭섭해 하는 반면에 "트로트 열풍 이후론 국악 바람도 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비친다.
그러니 국악을 공부한 이들이 트로트에 능한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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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선 문화부 선임기자
김태연, 홍지윤, 김다현. 방송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 트롯 2’에서 주목받은 이들은 국악을 공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태연과 김다현은 국악계에선 신동으로 통한다. 어린이가 트로트의 성인 정서를 노래한다는 논란에도 특출난 가창력으로 경탄을 자아내고 있다. 홍지윤은 대학에서 한국음악을 전공했다. ‘미스 트롯 1’의 우승자 송가인도 같은 학교에서 판소리를 공부했다.
국악 인재들이 트로트로 빛을 보는 것에 대해 정통 국악인들은 복잡한 심사를 드러낸다. “대중이 우리 음악을 몰라 주니 유망주들이 트로트로 빠져나간다”며 섭섭해 하는 반면에 “트로트 열풍 이후론 국악 바람도 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비친다.
트로트는 한때 일본 엔카(演歌)의 아류라는 시선에 시달렸다. 이제 그런 이야기는 말 그대로 흘러간 노랫가락이 됐다. 트로트 연구로 미국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손민정 한국교원대 교수는 단언한다. 트로트가 엔카 영향을 받았다는 근거로 제시되는 ‘7-5조 가사’, ‘2박자’는 우리 고려가요와 시조의 특징이라고.
그러니 국악을 공부한 이들이 트로트에 능한 것은 당연하다. 트로트가 담고 있는 ‘한’과 ‘흥’은 우리 전통 음악의 핵심 정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풍자’와 ‘해학’까지 품고 있는 것이 국악이다. 화제를 일으킨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는 그 익살을 중독성 있는 가사와 리듬에 절묘하게 담고 있다.
이날치처럼 국악의 현대화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려는 그룹이 늘어나고 있어 반갑다. 9인조 밴드 ‘악단광칠’은 전통 굿을 록음악처럼 들려준다. 민요 록밴드인 ‘씽씽’은 파격적 의상과 기이한 퍼포먼스의 원조 격이다. 이들의 새로운 국악은 젊은 세대의 열광을 얻어내고 있다. 유튜브 등을 통해 해외 팬들도 생기며 K-팝에 이어 K-뮤직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사실 ‘신(新) 국악’ 시도는 지난 세기에도 꾸준히 있었다. 1960년대부터 황병기, 이강덕 등이 창작국악의 초석을 닦았다. 1980년대엔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그룹 ‘슬기둥’, 김영동 등이 국악 대중화에 나섰다. 록가수였던 김수철이 “우리 음악을 모르는 것이 부끄럽다”며 40년 동안 국악 작업에 헌신한 것도 특기할 만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오늘날 이날치, 악단광칠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BTS가 국악 작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아직 길은 멀다. 방송에서 국악이 나오면 채널을 돌려버리는 사람들에게 우리 음악의 매력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국악인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트로트로 가는 인재들을 아쉬워할 게 아니다. 그들이 국악 저력을 보여주는 데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타 영역과 적극적으로 융합하면서 당대의 대중과 호흡해야 한다.
서양 음악 중심의 교육을 받은 기성세대는 국악이 고답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날치 등에 열광하는 1030에겐 그런 편견이 없다고 한다. 학교에서조차 들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통음악에 대한 교육, 문화 당국의 ‘무책임 역설’이라고나 할까.
그 점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새삼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 문화 정수를 후대에 전하는 노력을 어떻게 기울여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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