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이승택 미술 '거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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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과 야유, 패러독스를 뿌리며/ 마음껏 사람답게 살려고 했지/ 헌데 재수 없이 권력 더러운 선후배 놈들에게/ 힘들게 무던히도 당해 골탕 먹었지/ 남다른 내 재주 몽땅 사기당하고/ 왕따 헌신짝 신세 되고 보니/ 세상 밖에서 모든 것이 거꾸로 살라 하더라/ 해서 나는 세상을 거꾸로 보고/ 거꾸로 생각하고/ 거꾸로 살았지'.
비디오아트 창시자 백남준에 비견되는 실험미술가 이승택(89)이 백남준아트센터 제정 국제예술상의 제1회 시상식(2009년)에서 읊은 자작시(詩)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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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독설과 야유, 패러독스를 뿌리며/ 마음껏 사람답게 살려고 했지/ 헌데 재수 없이 권력 더러운 선후배 놈들에게/ 힘들게 무던히도 당해 골탕 먹었지/ 남다른 내 재주 몽땅 사기당하고/ 왕따 헌신짝 신세 되고 보니/ 세상 밖에서 모든 것이 거꾸로 살라 하더라/ 해서 나는 세상을 거꾸로 보고/ 거꾸로 생각하고/ 거꾸로 살았지’. 비디오아트 창시자 백남준에 비견되는 실험미술가 이승택(89)이 백남준아트센터 제정 국제예술상의 제1회 시상식(2009년)에서 읊은 자작시(詩) 일부다. 현장에서 원로 화가 이반은 “이승택 상을 백남준이 받아야지, 어떻게 백남준 상을 이승택이 받느냐”고도 외쳤다.
‘한국 최초의 아방가르드 미술가’ ‘한국 전위·실험미술의 선구자’ ‘현대미술 역사를 새로 쓴 작가’ 등으로 불리는 이승택은 홍익대 조각과에 재학 중이던 1957년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맞아 인천 자유공원에 건립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동상을 다른 학생 5명과 함께 실제 제작한 인물이기도 하다. “작가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반드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큰 족적을 남기겠다”고 다짐했다는 그는 니체 사상에도 심취했다. 기존 예술에 대한 거부와 저항으로 일관하며 ‘비(非)미술·비예술’을 추구해온 그는 오랜 기간 ‘화단의 이단아(異端兒)’로 홀대받았다. 불·연기·안개·가스·구름 등 비미술적 재료로 미술의 지평을 더 넓힌 그의 ‘조각 비물질화’ 첫 시도인 작품 ‘바람’도 그랬다. 1969년 홍익대 교정에 100m 길이의 푸른색 천이 나부끼게 한 것을 시작으로, 벌판·언덕·강변 등 다양한 장소에서 바람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질 수 있게 한 ‘바람’ 연작을 내놨지만, 초기엔 “이것도 작품이냐”는 비아냥을 들었다.
“탈(脫)관념과 반(反)예술의 자유를 즐긴다”며 회화·조각·사진·설치·대지미술·행위미술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을 해온 그의 대규모 회고전 ‘거꾸로, 비미술’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지난해 11월 25일 시작해, 오는 3월 28일까지 이어진다. 대표작 60여 점을 둘러보면서, 서울올림픽공원 ‘세계 평화의 문’ 좌우에 줄지어 세운 그의 조각 ‘열주탈’도 떠올리게 된다. 다채로운 표정의 한국 전통 탈 60가지를 각각 형상화해 ‘한국인 자화상’으로 삼은 그의 의도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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