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여성주의 작가 윤석남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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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명 우리 동무의 살이 깎이지 않기 위해 내 한 몸뚱이가 죽는 것은 아깝지 않습니다. 끝까지 임금 인하를 취소하지 않으면 나는 자본가의 착취에 신음하는 근로대중을 대표해 죽음을 명예로 알 뿐입니다. 누구든지 이 지붕 위에 사다리를 대 놓기만 하면 나는 곧 떨어져 죽을 뿐입니다."
여성주의 작가 윤석남이 강주룡을 비롯해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명의 초상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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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300명 우리 동무의 살이 깎이지 않기 위해 내 한 몸뚱이가 죽는 것은 아깝지 않습니다. 끝까지 임금 인하를 취소하지 않으면 나는 자본가의 착취에 신음하는 근로대중을 대표해 죽음을 명예로 알 뿐입니다. 누구든지 이 지붕 위에 사다리를 대 놓기만 하면 나는 곧 떨어져 죽을 뿐입니다."
평원고무공장 노동자 강주룡(1901-1932)은 공장 파업을 주동하며 1931년 5월 29일 을밀대에서 이렇게 외쳤다. 그는 '을밀대 체공녀'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후에 잡지 '동광' 제23호에 인터뷰 기사가 실리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았다.
강주룡은 경찰에 체포된 이후 옥중에서 단식투쟁을 하며 싸우다 일 년 만에 병보석으로 출감했다. 그러나 단식과 고문으로 상한 몸은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출감 두 달 만인 1932년 8월 13일 평양 빈민굴에서 31세를 일기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여성주의 작가 윤석남이 강주룡을 비롯해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명의 초상을 담아냈다. 그는 17일 서울 삼청동 학고재본관에서 기자들은 만나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조사하면서 떠오른 강렬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초상을 그렸다"고 말했다.
윤석남 개인전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가 17일부터 4월3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학고재 본관과 온라인에서 열린다.
윤석남 작가는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났으며 아시아 여성주의 미술의 버팀목이라 불린다. 그는 가부장적인 동아시아 문화 속에서 반기를 든 여성주의의 움직임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작가로 손꼽힌다.
윤 작가는 "과거의 복식을 참고하고자 한국의 초상화를 모은 책을 구입했는데 방대한 분량 속에서 여성의 초상이 단 2점만 실려서 울분이 치밀었다"며 "어려운 시대 나라를 위해 싸운 여성들의 삶을 조명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학고재 본관에서는 강주룡,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김알렉산드라, 김옥련, 남자현, 박자혜, 박진홍, 박차정, 안경신, 이화림, 정정화, 정칠성 등 14인을 그린 채색화와 연필 드로잉을 선보인다. 또한 본관 안쪽 방을 가득 채운 설치작품 '붉은 방'도 만나볼 수 있다.
윤 작가는 설치작품 붉은 방에 대해 "딸과 함께 작업했다"며 "제가 색종이에 그림을 그려주면 딸이 칼로 모양을 떠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전시 공간 '학고재 오룸'에서는 오광심, 이병희, 조신성, 김향화, 동풍신, 부춘화, 윤희순, 이화경 등 8인의 초상을 만날 수 있다.
한편 학고재는 이번 전시를 기념하기 위해 전시 서문을 지난 20여 년간 윤석남을 비롯해 한국 여성주의 미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지속해온 김현주 추계예술대학교 교수에게 맡겼다. 또한 소설가 김이경이 동명의 책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을 출간했다.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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