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안보 구멍'..최북단 고성군 관광에도 '악재'
1년 넘게 중단된 'DMZ 평화의 길'..C코스 개방될 수 있나
고성군 "부담있다"..주민들은 "최전방에 사는 게 '죄'"성토
지난 16일 고성 해안가의 민간인 출입통제선 일대에서 북한 남성이 발견되면서 당장 통일전망대, DMZ(비무장지대) 박물관 등 운영이 중단됐다. '안보 구멍'이 발생할 때마다 관광지 운영 중단과 개방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지역경제 타격은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고성군이 최북단 금단의 땅을 내세워 추진한 'DMZ(비무장지대) 평화의 길'은 더 악조건이다. 앞서 고성군은 지난 2019년 4월 27일 'DMZ 평화의 길'을 처음 일반에 공개했다. 구간은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도보로 금강산 전망대까지 가는 A코스,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 전망대까지 차량으로 왕복 이동하는 B코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ASF(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개방 5개월여 만인 9월 30일 운영이 중단됐다. 이어 지난해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운영 중단이 무기한 연장됐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으로 통일전망대, DMZ 박물관에 이어 이승만·김일성 별장, 송지호 관광타워 등이 재개방됐지만, DMZ 평화의 길은 여전히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와 문체부 등과 협의가 필요한 데다 아직 ASF 감염이 계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3개월 전 발생한 북한 남성 귀순 사건도 마찬가지고, 어제(16일) 파악한 북한인 발견 등이 일어나면 군청 차원에서는 당연히 부담스럽다"며 "해당 사건들이 벌어질 때마다 최북단에 있는 관광지는 일제히 다 문을 닫게 된다"고 여파를 전했다.
이어 "관광지여도 군 작전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라 군청 차원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돌발 악재가 없기를 바랄 뿐"이라며 "DMZ 평화의 길은 지리적 환경을 활용한 가치가 있는 관광상품인 만큼 군부대 통제상황에 따라 잘 유지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성군은 올해 안으로 C코스까지 포함한 'DMZ 평화의 길'을 개방하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여건이 안 될 경우 A, B코스부터 일반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남북관계 영향도 있어 올해 원만히 재개방될 수 있을지도 확신하기 어렵다.
이어 "안보 부실로 인해 관광지 운영 중단은 물론 조업 금지 등 지역주민의 생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문제가 있으면 확실히 처벌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4시 20분쯤 고성 해안가의 민간인 출입통제선 일대에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인원 1명을 CCTV로 포착했다. 이후 3시간여 만에 신병을 확보한 결과 북한 주민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발견된 북한 남성은 해상을 통해 GOP(일반전초)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합참은 "철책 하단에 설치된 배수로 내 시설물이 훼손됐다"며 "세부 내용은 확인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는 해상을 통한 월남으로 추정되면서 육상에 이어 해상까지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성 지역은 지난 2012년 '노크 귀순'이 발생한 곳이다. 당시 북한군 병사 1명은 우리 측 GOP까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도달, 문을 두드리고 귀순 의사를 밝혀 큰 파문이 일었다.
고성군이 지리적 환경을 내세운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가운데 정작 안보 불안은 커지면서 최전방 경계태세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후속 조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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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동CBS 유선희 기자] y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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