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내 코뼈를" 가해자 노모 살해한 40대 2심도 징역 20년

재판부 "피고인 인지능력 정상, 심신미약 아니야"

(전북=뉴스1) 박슬용 기자 = 16년 전 자신의 코뼈를 부러뜨린 가해자의 80대 노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4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뉴스1 DB

16년 전 자신의 코뼈를 부러뜨린 가해자의 80대 노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4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는 17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8) 항소심에서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원심의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피해자 접근금지 명령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4월3일 오후 4시55분께 전북 남원시 주생면의 한 주택 마당에 있던 B씨(80·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자신을 코로나19 담당 공무원이라고 사칭한 뒤 B씨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씨의 비명을 듣고 방에서 나온 B씨의 아들 C씨(61)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조사결과 A씨는 16년 전 자신의 코뼈를 부러뜨린 C씨에 대해 평소 앙심을 품고 있었으며, 이날 남원시의 한 식당에서 마주친 C씨와 말다툼까지 벌인 뒤 화를 참지 못하고 찾아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서 "과거에 B씨의 아들에게 맞았던 감정이 남아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A씨는 2008년에도 이와 비슷한 범행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가 “유족들에게 용서받지 못한 점 등 엄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하자 A씨와 검사는 양형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피고인의 범죄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다”며 “또 피해자가 범행당시 정신병과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정신감정과 여러 증거 등에 비춰 피고인의 인지능력 등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 여러가지 양형조건을 종합한 결과 1심의 형이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ada072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