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사의' 논란에 시끄러운 정치권

與 "민정수석으로서 부적절한 처신"
野 "문 정권 끝나고 화 면치 못할 것"

검찰 고위급 인사 과정에서 논의에 배제됐다는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신현수(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다시 시끄럽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의 입장을 기다려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반응 속에서도 “민정수석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원내대표가 나서 “정권이 끝난 뒤 큰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 수석은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이후 설 연휴 직후에 다시 한번 사의를 표명했다. 앞서 검찰 고위직 인사 과정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신 수석을 논의에서 배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이 임명 두 달을 채우지 못하고 사의 논란에 휩싸이자 여당 내에선 가시돋힌 반응이 나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한 여당 의원은 “검찰개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 검찰의 논리가 앞세워졌기 때문에 논란이 생긴 것으로 본다”며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하는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 논리가 인사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거듭 사의를 표명하는 것이 적절한 처신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 역시 “청와대가 나서서 입장을 정리해야 할 사안”이라면서도 “검찰 인사를 이유로 논란을 만드는 모습이 보기 좋지는 않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정권 후반부에 검찰과의 갈등을 또 수면 위로 드러낸 셈”이라며 “검찰 출신 민정수석이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은 공개적으로 청와대와 여당을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의원총회에서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그 자리에 두는 등 비정상적이고 체계에 맞지 않는 인사에 대해 취임한 지 한 달이 갓 지난 민정수석이 사표를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대통령을 측근에서 보좌하는 민정수석도 인사를 납득하지 못하고 사표를 던지는 등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를 향해 “정권 비리를 지키려는 검찰은 무리하게 두고 강하게 수사하려는 검사는 내쫓았다. 지금이라도 무엇이 제대로 된 것인지를 돌아보고 바로잡아야 한다”며 “바로잡지 못하면 정권이 끝나고, 정권 말기에 큰 화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