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여당 대표 비판 두려웠나..최정우, 사망사고 뒤늦게 사과
같은 날 노조는 규탄 기자회견, "국민적 비판 벗어나기 위한 꼼수 불과"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연이어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유족과 국민에게 사과했다.
포스코는 최 회장이 지난 16일 포항제철소 원료부두를 방문, 현장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하면서 유족과 국민에게 사과했다고 17일 밝혔다.
포항제철소 원료부두는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소속 35세의 근로자 A씨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장소다. A씨는 설연휴를 사흘 앞둔 지난 8일 컨베이어 롤러 교체 작업 중 컨베이어에 철광석을 붓는 언로더가 작동돼 협착 사망하는 참변을 당했다. 이 사고는 최 회장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경영방침을 내세운 지 불과 닷새 만에 발생했다. 최 회장의 이번 현장 방문은 사고 발생 8일 만이다.
최 회장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회사의 최고책임자로서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솔한 대화를 바탕으로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추가 내용이 있으면 이를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또 "최근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통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는데 사람 한명 한명의 생명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포스코는 이전부터 안전경영을 최우선 목표로 선언하고, 안전 설비에 1조원 이상을 투자했음에도 최근 사건들이 보여주듯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음을 절감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기관의 주사에 적극 협조해 특단의 대책을 원점에서부터 찾아보겠다"라고 했다.
최 회장은 "회장으로서 안전경영을 실현할 때까지 현장을 직접 챙기겠다"면서 "안전상황 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안전 책임 담당자를 사장급으로 격상해 안전이 최우선되는 경영을 실천하겠다"라고도 밝혔다.
그는 "포스코는 국민기업을 넘어 기업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경제적 수익뿐만 아니라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데 더욱 매진하도록 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최 회장은 이날 협력사 대표들과 사고 현장을 함께 확인하며 작업 시 일어날 수 있는 위험요인들과 애로사항을 듣고 협력사의 모든 정비 작업에 대해서 포스코 직원도 TBM(Tool Box Meeting, 작업전 잠재위험 공유활동)에 필수 참여해 안전조치를 확인하고 서명을 하도록 강조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위험개소 작업자들에게 1300여대 지급했던 스마트워치를 1400여대 추가 배포키로 했다. 스마트워치는 현장 근무자의 넘어짐, 심박이상, 추락 등 신체 이상이 실시간 감지되면 주변 동료들에게 즉각 구조신호를 보내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이외에 제철소내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교통CCTV 및 과속단속카메라 130여대를 추가로 설치키로 했다.
지난해 12월 발표한 향후 3년간 안전투자 1조원은 Δ노후 · 부식 대형 배관, 크레인, 컨베이어벨트 등 대형 설비의 전면 신예화 Δ구조물 안전화를 위한 콘크리트, 철골 구조물 신규 설치 및 보강 Δ안전통로, 방호울타리, 작업발판 등 안전시설물 일제 점검 및 개선 Δ안전교육 훈련 프로그램 강화 및 실제와 같은 교육 훈련 인프라 구축에 쓰일 예정이다.
그러나 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내놓은 대책은 결국 살인기업이라는 국민적 비판을 벗어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한 거짓 대책"이라며 최 회장을 비판했다.
금속노조 포항지부는 기자회견문에서 "한 기업에서 이토록 많은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동안 처벌받는 자는 없었다. 최근 5년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10명 이상의 노동자 사망에도 포스코가 받은 처벌은 단 1건, 포항제철소장의 벌금 1000만원과 법인 벌금 1000만원이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 노조는 "사고가 난 현장은 컨베이어벨트와 언로드 운전을 담당한 하청업체와 컨베이어벨트를 정비 보수하는 하청업체가 분리돼 있어 상호 간의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곳이었다"며 "사고 현장에는 중량물 취급 작업임에도 작업이 안전하게 이뤄지는지 관리 감독해야 할 작업 감독, 지휘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노후화된 설비가 다수인 포항제철소 현장의 정비인력은 수년에 걸쳐 축소되고 있고, 힘들고 위험한 업무를 담당하는 하청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지난해부터 연간 5%씩 3년간 15%의 매출 감축 방침을 발표했다"면서 "현장의 위험한 설비나 법 위반사항에 대한 사진촬영조차 금지돼 있다. 천문학적인 투자가 어디에 이루어졌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은 채 CCTV만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 현장 휴게실에도 CCTV를 설치한다고 해서 인권의 문제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해인 2018년부터 최근까지 포스코 사업장 내에서는 19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었다. 이들 노동자 가운데 원청 노동자가 5명이었고, 하청노동자는 14명이다. 재임기간으로 한정하면 사망자는 14명이다. 최 회장이 취임하기 이전인 2017년에는 사망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
최 회장은 오는 22일 열릴 예정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돼 출석을 앞두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5일 "세계적 철강기업인 포스코에서 산재 사고가 반복됐지만 안전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무책임한 태도가 계속되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력 비판하면서 "포스코는 최고경영자가 책임지고 산업안전과 환경보호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포스코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국민의 기업이 되도록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를 제대로 실행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포스코는 내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에 대한 연임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금속노조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은 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한편, 전날 최 회장은 포항 포스코 청송대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과 현대차로부터 1500대의 수소트럭을 단계적으로 구매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ryupd0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한달 120 줄게, 밥 먹고 즐기자"…편의점 딸뻘 알바생에 조건만남 제안
- 지퍼 열면 쇄골 노출 'For You♡'…"이상한 옷인가?" 특수제작한 이유에 '반전'
- "순하고 착했었는데…" 양광준과 1년 동고동락한 육사 후배 '경악'
- 숙소 문 열었더니 '성큼'…더보이즈 선우, 사생팬에 폭행당했다
- 미사포 쓰고 두 딸과 함께, 명동성당 강단 선 김태희…"항상 행복? 결코"
- "로또 1등 당첨돼 15억 아파트 샀는데…아내·처형이 다 날렸다"
- "자수합니다"던 김나정, 실제 필로폰 양성 반응→불구속 입건(종합)
- '나솔' 10기 정숙 "가슴 원래 커, 줄여서 이 정도…엄마는 H컵" 폭탄발언
- '55세' 엄정화, 나이 잊은 동안 미모…명품 각선미까지 [N샷]
- "'누나 내년 35세 노산, 난 놀 때'…두 살 연하 예비신랑, 유세 떨어 파혼"